2017 W9

결정

최종 결정권자가 얼마나 정확하게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가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

“어떨 땐 오후 3시에 촬영이 끝나기도 하고 대부분은 다 오후 5시 이전에 끝났다” – 연상호

“엉뚱한 시도보다 미리 고민하고, 준비한 스토리대로 찍은 영화. 3개월이 안 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 봉준호

그러고보니 둘다 기차 영화를 찍었네. 역시 철덕인가…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샤워도 하고 노닥거리기도 하는 일상의 행복이 거기서 이루어져야죠. 촬영은 누군가한테는 특수한 행위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스태프들에겐 일상이거든요.” – 안판석

그에 비해 왕가위 –

문자로 적혀있지는 않지만 직장 생활 해보면 느껴지는 리더의 중요성.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

유축

회사에 이제 4개월된 애가 있는 동기가 몇시간마다 자리를 비운다. 유축을 하러 가는 듯 하다. 아마도 화장실로 가겠지. 화장실에 앉아서 유축을 하면 기분이 정말 이상할 것 같다. 깨끗한 환경에서 편한 마음으로 유축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춘 업무 환경이 얼마나 될까.

검색을 해보니 ‘시간’에 관한 규정은 있는 것 같은데, ‘공간’에 대한 규정은 정확치 않은 것 같다. 그나마 시간에 관한 규정도 최근에 오바마 케어에서 정해진 것 같고, 공간에 관한 규정은 고용인이 협의를 통해서 마련해야하는 정도인 것 같다. (What the Law Says About Pumping Breast Milk at Work http://www.huffingtonpost.com/tom-spiggle/what-the-law-says-about-p_b_5679487.html) 지금 회사도 꽤나 규모가 큰 ‘설계’하는 회사이고, 뭐 잘은 모르지만 ‘여성 건축인’들의 회의도 가끔하고 그러는 PC한 거 잘 하려고 하는 회사인데 여전히 화장실 사용하는 수준인데 과연 전세계에 업무 공간에 유축 공간을 마련해둔 조직은 몇이나 될까. 구글 쯤되면 있으려나.

ADA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가 만들어진게 1990년도이니 장애인 화장실이니 뭐니 하는 것도 30년 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이런 공간에 대한 논의를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아참. 한국은 대학교에 생리대 자판기도 설치 못하지. 사랑의 실천 개자식들아.

street performer

맨날 사진찍는 자리에 어느날 베이스 반주로 노래를 하는 형이 있었다. 어. 정말 잘했다.

그러고 보니 이 아코디언 분은 작년에 봤었고,

이런 기괴한 연주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름 그래도 정신사나운 컨셉 하나는 잘 맞았던 듯.

몇일 전에도 또 봤다.

얼마전에 옆집 다슬씨가 말해줘서 알았는데, 버스킹을 하려면 라이센스를 사야한다. 그냥 막 다 되는게 아니라 촘촘히 관리하고 있는 거라는 것.

작년에 집에 가는 길에 마주친 밴드. 라틴풍 + 멈포드앤선즈의 보컬없는 버전 풍이어서 얼른 검색해서 들어보았는데, 유니온스퀘어의 에코빨이었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의 한가운데 (평면으로도, 섹션으로도)에는 원래 전체 터미널을 관장하는 커맨드 센터같은 것이 있었다. 이제 그런 기능은 필요하지 않거나, 혹은 그 기능이 각종 기술의 발전으로 이 위치에 있어야할 필요가 없어져서 그런 것인지, 커맨드 센터 자리는 비워진 채로 꽤나 오래 있었다. 아마도 내가 본 이후로는 내내 그랬던 것 같다.

아마도 테넌트를 유치하는 것도 조금 애매한 자리였는지 한동안 ‘공사중’ 풍의 가림막으로만 가려져있었고, 옆으로는 옛날 콘솔같은 것이 조금 보이곤 했었다.

그런데 대략 작년 여름부터인가 피아노 한대가 보였고, 난데없는 연주가 터미널 전체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보통 저런 큰 공간에 울려퍼지는 피아노라는 것이 연주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배경음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번 주에는 꽤나 멋진 보컬의 연주가 있었다.

사람들도 꽤나 멈춰서서 연주를 들었고,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여기 저기서 나왔다. 하여튼 한평만 빈자리가 나도 거기에 누군가 서서 노래를 하든 뭘 하든 냅두질 않는다. 나는 그 틈에서 시작되는 변화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이런 비물리적인 도시적 이벤트를 어반디자인의 일부로 받아들여 ‘Tactical Urbanism’ 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앞으로 이 공간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의 베타버전과 같은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미루고 신중하고 즐기는 태도에 항상 주목하게 된다.

단순히 이 커맨드 센터 자리에 앞으로 연주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집어넣으면 좋겠다 수준의 문제를 넘어, 이 위치가 가지는 위계가 어떤 것이며, 그 위계가 여기를 지나는 수백만의 사람들의 머리에 일종의 가이드로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공간의 위계’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이벤트가 되었다. 아마도 저 자리 렌트비가 저 가수 출연료보다 조금은 더 상승하지 않았을까.

201702

2월엔 해결되지 않은 일들도 있지만 털어버린 일들도 있다. 결국 그것도 새로 시작해야하는 것들이지만. 살면서 해야지 했던 일을 다 털어버려서 ‘아 오늘은 할 일이 없네.’ 했던 순간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아… 정말 쓰면서 돌이켜보니 국민 초등 학교 때부터 한번도 없었네.

회사-집 말고 특별히 멀리 간데라곤 회의하러 Island Park 뿐이었다. 슬 날이 풀려 주말에 브롱스 동물원에 한번 가긴 했는데, 사진을 안 찍었네. 아. 트래비스 집에 놀러간 것도 있다.  원래 140가의 트래비스와 제니의 집은 바베큐를 할 수 있는 백야드가 있는 덕에 학교다닐 때에도 자주 사람들이 모였던 곳이다. 이제 하나둘 아이를 데리고 모이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한달 동안 찍은 사진 골라낸 것 25 장 중에 5D로 찍은 것은 두장. 그것도 집에서 솔이 사진. 나머지는 전부 아이폰. 요즘은 니자가 더 자주 쓰는 것 같다.

아이의 성장에 변곡점이란게 있다면 이번 달이 그런 것 같다. 매일 매일 달라지는 것 같고 자라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다른 종류의 변화가 있는 순간들이 있다. 지금까지는 그런 갑작스런 변화가 주로 얼굴이나 운동 능력같은데서 있었는데 이젠 말도 부쩍 늘고 점점 장난기가 많아진다. 나름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젓가락질을 시작한 것도 그런 것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2월에는 딱히 새로 귀에 들어오는 노래가 없었던 듯 하다. 전에 들었던 노래만 주로 다시 들었던 듯 하다. 사실 한국 정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팟캐 듣느라 음악을 많이 못들었던 것도 같다.

내 노래를 듣는 방식은 오전엔 새로 추가한 노래들을 랜덤으로 듣는 식이고 (Recentyl Added 플레이리스트), 오후엔 앨범을 골라 듣는 식이다. 그러다보면 몇번을 더 듣게 되는 앨범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달에는 어쩌다 보니 혁오 앨범을 제일 많이 들었다. 아이유랑 장기하랑 헤어졌다는데, 너무 안타깝다. 내가 소개팅시켜줬던 사람둘이 잘 되다가 헤어진 것 마냥 아쉽다. 이상하게 아이유 생각을 하면 혁오 앨범이 떠오른다. 아마도 열애설 나올 때 아이유가 무한도전에서 혁오 소개하고 제비다방에선가 라이브하고 그러던 장면이 연상되서 그런 것 같다.

2017 W8

좋은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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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는 서비스

네이버의 오디오 클립은 일단, 조금더 진화한 형태의 잘 만들어진 팟캐스트 플레이어처럼 보인다. (10년 넘은 팟캐스트라는 포맷이 진화되야할 시점이기도 하다.) 일단 기존의 팟캐스트들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 클립’ 서비스 내의 채널들을 재생하는 것으로 제한되어있다. 난데없이 왠 팟캐 앱인가. 그것도 왜 자체 오디오 컨텐츠인가.. 했는데 결국 이 음성 합성 기술 “유인나가 전반부를 읽고 후반부는 네이버가 읽었다” http://campaign.happybean.naver.com/yooinna_audiobook 를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앱인 것 같다. (그러다보니 별 쓸모없는 “앱 안에서만 되는 음성명령” 같은 게 들어가 있다.)

capture

전에 뉴스를 Text to speech 로 변환해주는 앱들도 있었고, 아예 성우를 고용해서 뉴스로 올려주는 서비스도 있었는데, 유료여서;; 최근에 또 한국엔 또 미묘하게 음성버전의 트위터같은 http://www.earing.me/도 생겼다. 어쨌든 뉴스류는 결국 별로 들을 것이 없었다는 것이 핵심. 그냥 팟캐를 듣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잖아.

사실 책을 읽고 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는 핑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E-Book 음성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아마존은 아예 Audible로 (별도 구입으로) 음성을 얹어서 판다는 단점이, 알라딘의 한국책은 너무 기계음성이라 웃긴다는 단점이 있었다. 만약 네이버 음성 기술이 판권만 잘 해결해준다면 괜찮은 오디오북 마켓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만 한국에서 컨텐츠 시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하여튼 나는 알라딘 이북 앱에서 하는 음성 지원 정도라도 상관없으니 모든 책들이 이북으로라도 좀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격도 좀;;; 한글 종이책은 미국책보다 싼데 이북은 왜 더 비싼 걸까. 그러니까 맨날 무료 이북만 다운 받고 … 막 그러니까 받고 보니 헌법 전문이고 막…. 도대체 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