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다음주면 하와이에 간다.

부모님도 뵙고 동생네 부부도 만난다.

가기 전에 무얼 준비해야할까 하다가 앗. 카메라.

Processed with VSCO with b4 preset

간만에 오두막을 꺼내 들었다.

카메라 – 컴퓨터 – 클라우드 – 아이폰을 거치는 워크플로우에서  사진도 후보정도 저장도 모두 아이폰과 클라우드 백업으로 바뀌고 나니 오디를 꺼내 찍고 나니 그 후에 뭘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다.

Processed with VSCO with e1 preset

아이폰이 이제 RAW를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제대로 뭔가 하려면 여전히 서드파티앱이 필요하다. 라이트룸은 subscription을 해야하니 패스.

Processed with VSCO with j2 preset

RAW를 지원한다지만, VSCO도 뭔가 어정쩡하게 지원하고,

Processed with VSCO with b6 preset

그냥 JPEG로 찍어야지 하고 보니 preset 설정이 또 문제. 아유. 산넘어 산이네.

Spray Park

포트리에 개장한 스프레이 파크.

IMG_3962.JPG

포트리 주민의 도움! 으로 입장.

IMG_3963.JPG

원래는 어린이 수영장이었는데, 손님 없어서 바뀐 듯. 엄마 아빠는 그늘에서 놀아도 되니 최고의 어린이 물놀이터.

IMG_3967.JPG

이런 본격적인 물놀이터 말고도 뉴욕/뉴저지의 많은 놀이터들이 한켠에 물 뿜뿜을 갖추고 있다. 여름엔 정말 쵝오. (애들이 알아서 놀아!)

IMG_3971.JPG

물놀이 후엔 과자의 귀족 와플과 젤리

IMG_3974.JPG

가르마 잘못 타면 재수없는 스타일이 되는구나.

56ADFF3D-8D79-4A69-B4B7-B1F856D8709A.jpg

순진한 풍의 가르마. (백만년만에 오두막 꺼내들었음)

7B6C7F9B-7FE0-4B85-94FD-CCB818735B2B.jpg

보다 적극적으로 개 고양이하고 놀려고 한다. 동물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어서 참 다행.

1B8DBDE6-1A20-4DCE-83F5-2F9A1A6192C8.jpg

이제 문닫습니다.

DC8118E1-171B-4B91-972D-70CCE7581053.jpg

오늘 너무 말 잘들었으니 카2 한번 보자.

Summer Friday

월화수목을 한시간씩 더 일하고 금요일에는 오전만 일한다. 여름한정. 처음 회사를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는 토요일 오전 근무가 있었고, 그보다 더 어린 시절 학교에서 토요일 오전 수업을 했으니 어쩐지 주말이 하루 늘어난 것 같다. 이것이 왜 여름 한정인지가 불만이니, 이제 솔이가 일을 할 정도가 되는 때면 목요일 오전만 일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지난 금요일 오후에 전 직장 동료와 한잔에서 냉면을 먹고  La Pecora Bianca에서 커피를 얻어 마셨다.

IMG_3918 (1).JPG

나는 이렇게 저렇게 이거 저거 다 파는 가게들을 좋아하는데, 인테리어도 소품에서 조명까지 다 귀엽고 좋았다. 미드타운과 다운타운 같은 점심 사막과는 달리 이 동네는 정말 괜찮은 가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귀찮아서 맨날 가는데만 가거나 안 나간다.) 이 동네 리테일 / 까페 / 식당에도 나름의 패턴 – 혼종 – 이 있는 것 같은데, 몇몇 가게만 보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그 패턴이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서 환영하고 싶다.

당연히 그런 것이고 이전에 그런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커피의 유행’과 함께 리테일 / 호텔 / 샵 / 책방 등등의 상업 공간의 로비를 커피숍이 대신하고 있는 것, 그리고 이전엔 없던 그런 ‘커피 로비’가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비집고 들어오는 것. 다시말해 ‘스토어 프론트’의 의미가 부동산x아마존의 협공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는 당연한 결과. 이제 작은 동네 설계하면 리테일 컨설턴트가 주는 리테일 스트레티지에 프로그램을 읽어보면 이 컨설턴트가 얼마나 공부 안하는가를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아마존에서 파는 걸 그냥 넣어두었다면 너는 아웃.

IMG_1410.JPG

가본 곳이 몇군데 없으니 몇개만 봐도 항상 ‘좋은 예’가 된다. 5th ave의 Toby’s Estate는 그런 혼종 커피 로비의 가장 좋은 예다. 안그래도 더 좁은 입구는 커피 손님으로 꽉 차고, 넘쳐나는 손님들은 우연히 뒤에 있는 Strand로 가고 거기에 연결된 Club Monaco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램으로 인해 긴 공간이 깊은 공간으로 변했다. Strand는 책방이고 Club Monaco는 옷가게이다. 이 둘이 오로지 마케팅적인 상징성을 위해 5th ave에 존재했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에이스 호텔도 좋은 커피를 파는 좋은 예지만 어두워서 사진이 없으므로 적지말아야지

haircut

처음엔 아유 미용실 팁주는 거 아까워. 같은 이유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어디 가서 잘라도 엄마 맘엔 들지 않으니. 미대 엄마 금손 엄마.

볕이 잘드는 토요일 아침에 아빠는 한손에 유튜브키즈를 틀고 아이폰 거치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였다.

방심

이제 할렘도 예전의 할렘이 아니야. 라며 호기롭게 주차할 곳을 찾았다. 

이제는 할렘이라고 하기도 좀 뭐한, 141가에 사는 친구 커플 아들의 첫번째 생일 겸 여름맞이 바비큐를 위해 코스트코에 들려 주유도 하고 약간의 과일과 아이들을 위한 과자같은 것들을 싣고 조다리를 건넜다. 

그 친구의 아파트가 있는 지역은 뉴욕의 다른 주거 지역이 그렇듯 따로 주차장이 없고 길에 차를 세우도록 되어있다. 바로 집 앞에 주차할 곳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블록을 두세바퀴 돌면 그래도 주차할 곳이 나오기 마련이다. 두블럭 쯤 떨어진 길, 학교 앞 골목에 빈 자리가 보였다. 커다란 뮤럴 (벽화.. 라기보단 거의 합법적인 그래피티랄까) 앞에 덩그러니 아줌마 둘이 앉아있었다. 전형적인 할렘 스타일의 젊고 늙은 두 아주머니는 마치 이 동네 주차 관리 요원처럼 간이 의자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있다. 

아이들 파티가 될 줄 알았던 바베큐는 무지하게 발이 넓은 두 건축가 부부 호스트 덕에 뉴욕 건축인 모임이 되어버렸다. 으응 나는 wsp에서 일해. oma에서 6년있다가 나온 친구야 이 친구는 som 친구야 이런 콜대 선생이던 친구도 와있네. 아유 오토데스크에서 온 친구도 있네. 어찌 어찌 다 됐고 그래, 애들 데리고 온 사람은 없는거니? 오 이번에 헨리가 아이를 가졌어! 아유 축하해. 결국 솔이 또래의 아기들은 오늘따라 나타나질 않았다. 

영어쓰는 사람들, 특히나 동양인이 아닌 사람들에겐 쑥스럼을 많이 타는 솔이는 먼지가 많은 소파 주변에서 맴도는 고양이랑 논다고 얼굴을 소파에 묻었다 나왔다 하다가 생전없던 알러지 반응같은 것이 턱주변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국 굽던 것들은 구경도 못하고 자리를 떠야했다. 

그 와중에 저번 방문 때 놀았던 놀이터는 기억이 났는지 놀이터 놀이터 해서 놀이터도 잠깐 들렀다가 화장실간다고 해서 놀이터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미국와서 본 화장실 중에 가장 더러운 화장실을 보았다. 그래도 할렘은 아직 할렘인건가. 아니 지역에 대한 혐오적인 발상은 그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종/계급에 대한 혐오와도 같은 것일까. 따위의 생각은 5초 정도 들었고 바로 ‘절대로 아무것도 만지지마!’라고 솔이에게 외쳤다. 화장실이 더러운 것은 더러운 것이니까. 

2시간 전에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갔다. 138가. 잘 놀지도 먹지도 못하고 가는 것이 참 아쉬웠다. 그래도 파킹 전에 앉아있던 아까 그 아줌마들에 아저씨도 하나 와서 앉아서 수다 떠는 것을 보고 훈훈한 동네구나. 커뮤니티란 이런 것일까 같은 생각을 하며 유모차를 접어 트렁크에 싣고 차의 시동 버튼을 눌렀다. 시동을 거는 것과 거의 동시에 내가 빠져나가기를 기다리는 차가 다가오는 것을 봤다. 내가 나오니 바로 파킹하는 장면을 백미러로 보면서 저녁은 어쩌지. 한잔이나 갈까 이번주에 외식을 너무 많이 했는데. 하며 그럼 일단 집으로 가자 하고 구글맵에서 목적지를 설정하고 핸드폰을 거치대에 꼽았다. 그리고 액셀을 잠시 밟았다가 사거리에 다다르자 대시보드에 이전엔 본적이 없었던 경고등이 보였다. 바로 ‘엥꼬.’

잠시 나를 의심했다. 내가 주유를 언제 했지? 설마 코스트코에서 한 5불 어치 넣었나 분명히 만땅 30불 넣었는데. 자동차가 잘못된 경고를 보내는 것인가. 시동을 껐다가 켜봤다. 오마이갓. 세시간 전에 만땅을 채웠던 차에 기름이 사라진 것이다. 할렘에서. 아니 그 기름 뽀려서 뭘 얼마나 돈이 된다고. 그냥 악질적인 동네 꼬마들의 장난인가. 그럼 두시간 내내 그 자리에 앉아있던 동네 주민들은 뭔가. 주차 관리 요원같아 보이는 건 느낌이 아니라 정말로 동네 주차를 무서운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었던 것일까. 도대체 2017년에 138가에서 왜 이런 일이 있는 걸까. 카오디오 떼다 팔던 7-80년대도 아닌 21세기에. 어쩌다 동양인 하나 얼굴보고 와 신기해 잭키챤하는 중부 시골 동네도 아니고 뉴욕에서. 이제는 하이라이즈가 점점 들어와서 땅값 비싸졌다고 징징대는 할렘에서. 

이제 차를 끌고 가족과 함께 그 동네에 가는 것은 심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 무섭고 기분이 아주 나빴다. 백인들만 사는동네에 가서 살해 위협을 받는 흑인이 나오는 영화 겟아웃에서 주인공이 느꼈을 공포를 조금이나마 느꼈다. 집에 와서 시동을 끄니 그제사 긴장이 풀렸는지 온 몸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화가 났다. 거리에게 배신당한 느낌이었다. 

초딩 시절 과학 캠프같은 것에 갔었다.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쓸 데없이 개구리 난자시키고 지저분한 방에 다같이 모여서 자고 맛없는 밥을 먹는 곳이기도 했지만, 쏟아질 듯한 별을 보면서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좋은 기억같은 것도 있다. 자원 봉사자같은 역할로 엄마가 따라왔었는데, 단순히 자기 자식 수발드는 게 아니라 이것 저것 선생님을 도와 캠프를 굴러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셨던 것 같다.

캠프 초반에 풀같은 것을 수집하고 식물 도감 같은 것으로 이름을 확인하고 캠프 동안 잘 말려서 끝날 때 쯤 코팅해서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행사같은 것이었는데, 우선, 식물도감같은 것을 가져오라고 했었든가… 했는데 그 당시에 식물 도감같은 것을 어디서 구할 수도 없었으니 대충 이름을 아는 식물 – 이라고 해봐야 네잎 혹은 세잎 클로버와 잔디 중에서 클로버를 고르는 수준 – 을 찾는 정도였으리라. 어쨌든 풀때기 하나 골라서 찾아서 보관해 뒀는데 캠프가 끝날 때 쯤, 코팅을 하기 위해 제출을 해야할 때 그 풀이 없어졌던 것이다.

엄마는 나의 무심함과 덜렁거림에 무척 화를 냈고, 기어이 뒷뜰같은데서 억지로 민들레같은 풀을 뜯어다가 코팅을 했다. 당연히 잘 마르지 않았으니 예쁜 풀떼기 샘플이 만들어질리가 없었다. 괜히 캠프에 따라와서 남들은 그냥 넘어갔을 일에 혼나고 왔으니 나도 기분이 좋았을리가 없었고 당연히 그 식물 코팅은 집에 와서 얼마 후에 사라졌을 것이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엄마는 아들하고 캠핑을 나와서 예쁜 풀로 만든 기념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아들이 무언가 배우는 과정 하나 하나가 예뻤을 것이다. 그 때 아들이 꺾은 풀마저도 소중하고 그게 코팅되어 남겨진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셨을까. 그런데 철없는 아들래미의 무신경함에 얼마나 화가 났을까.

IMG_3896.jpg

작년에 킨포크적인 삶을 살겠다고 파한번 심어봤던 화분이었는데 해가 넘어가면서 신경쓰지않고 버려뒀더니 여전히 알 수 없는 이름의 “잡초”들이 자라났다. 과연 이 잡초들은 얼마나 자라날 지, 아무것도 안해줘도 ‘잡초’답게 잘 자라는지 궁금하고, 전혀 여기에 뭔가를 다시 심어볼 생각이 없는 고로, 그냥 뒀더니 쑥쑥 잘 자란다. 가끔 이 이름없는 풀들을 볼 때마다 그 과학 캠프 생각이 난다.

풀때기보고 엄마 생각하고 있던 날, 솔이의 최신 장난감 중 하나인, 무려 처음 함께 가본 극장의 영화라는 Car 3의 주인공 크루즈 라미레즈의 뒷날개가 부러진 것을 보고 꽤나 속상해서 솔이한테 주절 주절 잔소리를 했다. 이 놈은 귀찮아서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네 네 영혼없는 대답을 던지고 붕붕 다른 자동차들을 가지고 놀았고, 허허. 하며 나는 아이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었다.

IMG_3893.jpg

엄마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 그것들이 만들어 낸 기억들이란 것으로 나는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니, 그런 기억이 유전자를 통해 전해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 같다.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진지해지면, 많은 문제 혹은 고민들도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NYTxPABT

퇴근길에서 비슷한 지점에서 꼭 사진을 찍게 된다. 뉴욕타임즈와 포트오소리티버스 터미널이 있는 41가와 8가.

IMG_3847

회사는 여기 저기 바뀌었어도 여기는 꼭 지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꽤 오랜 시간 같은 장소의 아카이브가 생겼다.

지하철을 나와서 뉴욕타임즈 옆을 지날 때. 겨울엔 이미 해가 져서 그다지 많은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여름이 되니 이자리에서도 꽤 많은 사진을 찍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훼이버릿 빌딩인 뉴욕타임즈도 자주 찍었다.

사진들은 아이폰 6 아니면 7 으로 찍었고 6시절엔 VSCO, 7에선 darkroom 사용. 그리고 겨울엔 어두울 때 cortexcam 많이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