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efront Pride

뉴욕시는 2019년 6월 한달간 Stonewall 50 주년을 기념한다고 한다. 이런 쪽에 무식자라서 그냥 이번 주에 프라이드 퍼레이드라도 있나 했는데, 회사 근처 유니온 스퀘어 가게들이 온 힘을 다해 나도 프라이드! 나도 프라이드!하고 있었다.

보통 이런 캠페인은 한주나 반짝 하고 마는데, 하루 하루 포스트잇이 늘어가길래,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나, 하고 검색해보니 스톤월항쟁 Stonewall Riot 50주년이라고 한다.

50주년이라니.

50년전 6월에 스톤월 항쟁이란 것이 있었고, 50주년을 기념해서 뉴욕시는 대대적으로 행사를 한다고 한다.

다들 얼마나 창의적으로 50주년 행사를 환영하는지 돌아다니면서 쭉 한번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한 예술적인 대응이 아마존 시대의 거리 상권의 대안이 아닐까 하는 쓰잘데기없는 상상도 하면서

다녔으면 좋겠지만, 비는 오지. 우산은 잃어버렸지. 내일부터는 회사도 안가지.

그래서 이 포스팅은 이쯤에서.

관련링크

Kelloggs

Kellogg’s @Union Square

“뭐야 무슨 시리얼 파는 까페야 하하하”
“에이 그거 그냥 광고판만 있고 밑에는 까페 아냐 설마 거기서 호랑이 힘을 주세요 하고 팔겠어 하하하”
유니온 스퀘어에서 십년 넘게 최소 삼년 일한 사람들의 대화

찾아보니 정말 시리얼 파는 까페였음. https://kelloggsnyc.com/

A-ya

뉴욕에 누군가가 놀러오면 우선 뉴욕의 지리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해주곤 합니다. 멀리서 뉴욕과 뉴저지를 포함한 The Greater New York Area의 개요를 전해주고, 학술적인 설명은 피한 후 관광객에게 적합한 한두가지 코스를 추천해주곤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기분으로, 친분을 이유로 가끔 출연하는 팟캐스트 ‘엘리, 뉴욕은 원래 독해’에서 평소에 생각하는 ‘뉴욕 (관광)의 개요’를 이야기하였습니다. 항상 하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방송 분량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두통 및 기침병의 압박으로 취객의 하소연처럼 갈팡질팡 녹음을 하였습니다.

도시 이야기와 함께 (뉴욕의) 어반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더했습니다. ‘예를 들어 알기 쉬운 설명’같은 것을 하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장님 코끼리만지는 듯한 설명이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진행자 분들이 잘 리드하고 정리해주셔서 제가 생각하는 어반디자인이 무엇인가를 제가 말하면서 속으로 조금 정리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의 횡설수설과 취객 발음을 견디고 들어보시면, 뉴욕에 대해, 그리고 뉴욕에서 하는 어반 디자인에 대해 조금은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더 많은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팟빵] 엘리! 뉴욕은 원래 독해!! ENWD 1-98, 자코의 아~야~~ 도시이야기
http://m.podbbang.com/ch/episode/16681?e=23064717

Bicycle

자전거 타는 방법을 모른다고 세상사는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고, 자전거를 조금 더 잘 탄다고 남들에게 특히 인정받을만한 것도 아닌 일인데, 아이에게 자전거타는 법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모두들 꽤나 법석을 떤다. 그다지 먹고 사는 데에 필요한 기술이라거나, 가성비를 들먹이면 신체나 지능 발달에 도움을 주는 효용이 있지도 않은데 말이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그다지 실용적인 이유가 없는 이유로, 자전거 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혹은 그걸 부모로서 가르친다는 것은 순수하게 기쁜 경험인 것인가 보다. 나의 아버지가 자전거를 가르쳐주셨던 날, 그 (5월같았던) 날씨와, 그 빨간 55 자전거 뒤로 날리던 학교 운동장의 먼지같은 기억들과, 그리고 아직도 당신이 나를 뒤에서 잡아주는 줄 알았다가 이제 혼자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을 때의 두려움과 흥분이란 것은, 지구가 언젠가 사막이 되고 인류 문명이 인류의 실수로 남겨질 유산이 얼마 없다고 하더라도, 무엇보다 우선 전해줘야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유전자를 전해주는 일보다 거대한 사명이고, 이 거대한 사명을 수행하는 날이 드디어 온 것이 –

아니라,

🛴

아이에게 스쿠터는 꽤나 특별했던 모양이다.

2017년부터 함께 하던 스쿠터. 준영이랑 놀이터에서

오후의 일정이 정해진 탓에 간단히 동네 놀이터나 나가자며 나간 길에 그 스쿠터가 망가졌다. 보도의 턱에 걸려 무릎이 까진 것이 서러워 울면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 내리막길에서 넘어질 때의 충격에 헐거워진 바퀴가 또르르르 떨어져나가 굴러가는 걸 보고 아이는 더 놀라서 울면서 달려 내려가 바퀴를 주워 가슴팍에 안고 울었다.

스쿠터야 아프지 마.

지 애비가 다쳐도 이리 안울겠다라는 농담을 하기엔, 목에는 땀이, 무릎엔 피가, 코에는 콧물이, 눈에는 눈물이. 4세의 아이에겐 자기 무릎의 상처가 주는 아픔과 스쿠터가 느끼는 아픔이 달리 느껴지지 않았을 것 같다. 얼른 빠진 나사를 끼워 눈물을 닦고 집에 가서 대일 밴드라도 붙여주고 싶었지만, 정확히 어느 시점에서 나사가 빠졌는지, 놀이터 가던 길에서 바퀴가 빠진 지점까지는 너무 멀고 복잡했다.

아이를 달래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번 여름이 기회라고 생각했던 일이다. 게다가 이제 다다음주면 엄마와 함께 아이는 한국에 먼저 가기로 했으니, 시간이 얼마 없다. 지금이 아니면 가을이 되서야 자전거를 살 수 있을테고 날은 금방 추워질테니. 얼른 소독하고 밴드붙이고 눈문 콧물만 지우고 자전거를 살 수 있는 타겟으로 갔다. 평소에 봐두었던 모델은 아니었지만, 구지 애비의 취향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니, 몇번 조금 큰 바퀴와 작은 바퀴를 얼른 태워보고 집으로 달려왔다.

솔이는 정말 스파이더맨과 스타워즈를 좋아한다.

자전거를 조립하고 시험 주행을 나가봤다. 보조 바퀴가 있으니 아직 수평을 잡는 고급 기술을 익힐 필요는 없지만, 페달에 익숙하지 않아 페달밟는 것을 조금 익혔다. 나도 접해본 적 없는 Coaster brake 라는 방식의 체인으로 되어있어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어쨌든 가볍게 동네 한바퀴를 돌았고, 집에 돌아와 씻고 오후의 일정에 있었던 동네 쌍둥이 돌잔치를 다녀왔다. 돌잔치에 자진해서 찍사 노릇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길에도 엄마는 끝내 아이의 ‘스쿠터야 아프지마’라는 울음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는지, 결국 사건이 일어난 장소로 돌아갔다.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다는 비유가 무색해졌다. 엄마는 잔디밭과 고속도로 틈에서 나사 하나를 찾기 시작했다.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와서는 자, 엄마랑 같이 찾으러 가볼까. 하고 다시 자전거를 꺼냈다.

요즘의 판타지 이야기들에게는 쉽게 쥐어지는 해피엔딩은 환영받지 못한다. 수퍼맨은 그래서 별로 재미가 없다. 수퍼맨의 초능력이면 해결이 안되는 일이 없지 않나. 어벤저스는 끝내 지구를 구했지만, 잃기 싫은 무언가를 잃어야만 했다. 수퍼 파워로 다 해결되는 일은 재미가 없는데. 이 엄마가 수퍼 파워로 나사를 찾았다. 아니 이건 말이 안되는데. 이렇게까지 해피엔딩이 될 수 있나.

아직 보조바퀴를 뗄 때와 같은 커다란 기쁨의 차례가 오진 않았지만, 오늘의 소소한 기억들도 아이가 잘 품고 있다가 후대에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바퀴의 발명보다 위대한 건 자전거를 타는 법을 가르쳐주는 일이니까.

매불쇼 플레이리스트

평소에 즐겨듣는 예능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에서 일주일마다 한번씩 뮤지션과 방송 피디 등 음악에 관계된 분들을 모셔서 추천 음악을 들려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추천된 곡들이 좋아서 정리해서 모아둡니다.


2019년 6월 25일 김간지 X 배순탁
2019년 6월 18일 배순탁 X 이상미
2019년 6월 11일 배순탁 X 김간지
2019년 6월 5일 김간지 X 나잠수
2019년 6월 5일 배순탁 X 이상미
2019년 5월 22일 배순탁 X 이상미

Olgiati, Car the Garden, iTunes

카더가든은 들으면서 몰랐던 가수다. 애플뮤직이 추천으로 들려줬었는데도 몰랐고, 메이슨더소울이었을 때의 노래도 듣고도 몰랐다. 경연 대회에 나왔을 때 아 저렇게 생겼구나 하는 것을 알고 아. 그렇구나. 했다. 아. 저런 경연에는 왜 나왔을까. 듣고도 모르니까 나왔겠지.

카더가든, 아파트먼트 앨범 표지

카더가든의 아파트먼트 앨범 표지는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 사진은 원래 한 사진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 작가의 추천으로 커버가 됐다고.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몇 안되는 건축가 중 하나. VALERIO OLGIATI의 인스타그램 아. 이 건물도 이 분이 하신 거구나! 아, 원래 있던 건물을 ‘Adaptive Reuse’ 한 것이로군! 하고, 아 그런데 내가 이걸 어디서 봤지..

어디서 봤지…

하고 이틀 간 괴로워했는데, 아이튠즈가.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아이튠즈가 넌지시 카더가든의 노래를 틀면서 알려줬다. 잘가. 고마워. 아이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