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안기가 서현 선생님과 약속을 잡아줘서 민재와 의현이와 함께 만났다. 선생님이 예약하신 익선동의 한 가게였다.

특별히 간판도 메뉴도 없는 아는 사람만 가는 가겐데 특별한 막걸리와 소주를 마셨다. 영화사 대표라는 그 사장님은 새로 들어온 좋은 술과 술에 맞춘 적당한 안주를 내주셨다. 그리고 또 다른 테이블에서 다른 손님들과 술을 드시고 계셨다. 술맛을 모르는 나라서 맛있다고 홀짝홀짝 마시다가 훅갈까봐 조심했는데, 막걸리도 신기하고 소주도 진기했다. 알고보면 우리끼리 떠드느라 선생님이 말씀하실 기회를 많이 안드린 듯.
수요일은 금식 목요일은 건강검진이라 화요일은 부산엘 다녀왔다. 솔이는 부산을 가도 잘 놀고 서울에서도 잘 놀고 제주도에서 잘 놀고 강원도 가서도 잘 노는게 참 한국 체질이다. 어딜 가나 어르신들이 이뻐해주니 그럴만도 하지.
부산에서는 아주 신기한 바닷가 가게를 갔다. 해녀분들이 하는 식당들이 모여있는 가게인데, 쯔께다시로 나오는 해산물들을 돈주고 사먹는 가게. 공짜로 먹던 애들이 공짜인 이유가 있고 돈주고 먹는 건 돈주고 먹는 이유가 있더라. 장모님께서 아시는 가게에 갔고 역시 아시는 건어물 가게에서 쇼핑을 했다.
서울로 돌아와서 건강검진하고 목요일에 큰 이모를 뵈러 갔다. 큰 이모는 엄마에겐 엄마같으신 분이시다. 언제나 큰며느리 역할을 하던 엄마는 큰 이모 앞에서는 수다떨고 어리광피우는 동생이 된다. 엄마가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는 어르신인 것이다.
큰이모님은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상도동에 사셨다. 서울 한복판인데, 항상 이 동네의 모든 가게와 동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역시나 아시는 가게엘 가서 갈비찜과 냉면을 먹었다.
어딜 가나 제일 맛있는 가게는 아는 가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