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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R (1)
언제나 그렇듯 나는 말할 때 서론이 길다. 이것도 그럴 것 같다. 논문도 아니고 줄줄이 생각나는 대로 쓰는 거니까 이해해주세요. 쓴다고 하고 쓰는게 어딥니까. SIRR, Special Initiative for Rebuilding and Resiliency 이름 풀이를 해보자면 Special – 특별이라 쓰고 급하게 모았습니다.라고 해석하면 된다. Initiative – 결론이라기보단 최초 계획이랄까요. 첫술에 배부르겠습니까만은 일단 시장님께서 퇴임 전에는 뭔가를 해야하니까… Re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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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샌디 이후의 수해 복구에 대해서 자세히 좀 적어둬야지 하고는 여지껏 미루고 미루다 또 다른 수해 복구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게다가 한 후배가 난데없이 질문을 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할 지를 모르겠으니, 찬찬히 내가 했던 일부터 짚어봐야겠다. 누군가는 이 과정을 쭉 꿰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워낙에 산발적으로 여기저기서 하고 있어서 어디서 누가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따라 잡기가 힘들다. 거기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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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거리
2014년 한해를 돌이켜보면 참으로 큰 일들이 많았다. 솔이가 태어났고, 차를 마련하고 주차가 가능하며 세탁기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 그 외에 회사에서의 일들 역시 큰 일들이 많았다. 그 중에는 일만 힘들고 별로 배운 것도 없고 결국엔 성과도 없었으며 같이 일한 사람의 안좋은 면만 잔뜩 본 경우도 있었고, 프로젝트의 기간이 워낙 길어서 내가 한 일은 태평양에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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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LA
뉴올리언즈는 무척 더운 곳이라 내 평생 가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했지만, 다행히 겨울이니 가줬다. 회사에서 출장차 가게 되었다. 프렌치쿼터에 있는 제법 좋은 호텔에 묵고 저녁도 꽤나 좋은 걸로 얻어먹고 좋은 공연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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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 out
가끔 뽀샵할 일이 생기면 애용하는 사이트. http://skalgubbar.se/ 이제 너무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좀 겹치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건, 공간을 생각하고 사람을 따다 붙일 때도 있지만, 저 사람들을 보면 그에 맞는 공간을 상상하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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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ping
GIS로 작업하다보면 그냥 멍하니 지도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있다. 프로젝트가 널널한 탓이기도 하지만, 지도라는 것 자체가 보면 볼 수록 이쁘기 때문인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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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구걸
구걸도 구걸이지만, 잊지 말아야할 듯 해서 적어둠. http://bridgepark.org/competition 대략 이번 공모전의 배경이란… 워싱턴디씨라는데가 미국의 수도. 이 프로젝트 하기 전까지는 가본적도 없다. 뭐 영화에서 나오고 (막 폭파되고) 사람들이 미국 관광하러 오면 한번씩 가보는 데라는 정도이고. 그런데 (다른 미국애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기가 무척 살벌한 동네란다. 아나코스티아 Anacostia라는 강이 위로는 캐피탈힐, 즉 모든 사람들이 아는 미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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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드디어 마감했다. 제출한 것들은 한달이나 동네 사람들 사이를 떠돌다가 9월 29일 최종 프리젠테이션이 있다고 하고 10월 중에 결정이 난다고 한다. 이제 호돌이 나올 때까지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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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h station
어떨 수 없이 매일 지나다니니 계속 눈에 들어오는 것들. 우선 바닥. 아이폰으로 담을 수 있는 상황이 한계가 있긴 하지만 대략 천정의 그리드 방향으로 skew된 패턴. 재료도 꽤나 고급스럽다. 더럽기로 유명한 뉴욕의 지하의 이미지랑 안 어울릴 정도. 그리고 패턴이 패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오메트리의 일부임을 증명하는 상황이 등장하니 박수. ‘에스컬레이터’라는 평면 지오메트리에 빵꾸를 뚫는 지오메트리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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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urry wall
저지시티로 가는 패스역이 부분 개통. 깔라트라바의 불사조 디자인은 그렇게 큰 감흥을 주지 못하지만 – 물론 부분 개통이라 뼈다구 몇개 밖에 보질 못했다 – 이전 무너진 wtc의 지하에 있던 방수벽을 노출해서 벽의 일부로 삼은 저 센스에는 좀 감탄. 상황상 어쩔 수 없음과 의미와 형태와 시점 등이 맞아떨어진 건축에는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여긴 sec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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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구월
나중에 뭔 일이 있었나 기억을 잘하는 경우는 일기를 써두었거나 블로그를 써두었을 경우이다. 구지 그 일기나 블로그를 다시 읽어보지 않더라도 적어두면 잊지 않는다. 당연히 안적어두면 거의 다 까먹는다. 그리고 꼭 뭘 잊거나 / 잊지 않거나가 중요한 건 아니고, 일년쯤 지났을 때 아무것도 안한 기분이 들거나 / 들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무언가 적어두려고 한다. 이런 저런 노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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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식생활
한국인에게 소파는 등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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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
영화 포스트 흉아들의 항의. ((Oscars 2013: VFX Artists Blast ‘Disgraceful’ TV Moments))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자신의 부재 상태를 시각화하는 방법으로 드러냈다. (사실 모든 ‘데모’들은 그런 편이다.) 만약 건축가가 같은 걸 한다면 … 아아.. 뭐가 없는게 더 나아 보여. 건축쪽은 닥치고 일이나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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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est
VFX Artist demonstration. ((Oscars 2013: VFX Artists Blast ‘Disgraceful’ TV Moments)) They reveal their existence by visualizing their non-existence. If architect / urban designer do the same thing… Woops. Looks better without architecture. We’d better not do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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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작업보다는 프로젝트가 재미있어야하는 프로젝트였다. 나는 이 작업이 매우 맘에 들었지만, 프로젝트가 맘에 들지 않았다. 다시 한번, 한국의 ‘건설사’ 그리고 ‘대기업’의 ‘매니지먼트’를 통한 ‘프로젝트에 정떨어지게 하기 능력’에 감탄과 경외를 보낸다. 있는 아이디어도 없앨 수 있는 특출난 능력들은 전 세계 어딜가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하자 하자 해놓고 내깔겨 놓고 도망온 모양새가 되어서, 뒷처리하느라 가정 생활의 위기를 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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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뉴욕주의 뉴욕시는 다섯개의 구(Borough) 로 이루어져있다. 대부분이 뉴욕하면 알고 있는 맨하탄섬이 있고 그 외에 브롱스, 롱아일랜드,퀸즈 그리고 스테이튼 아일랜드라는 또 하나의 ‘섬’이 있고, 뉴욕시에서 운영하는 무료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를 타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당연히 딱히 볼 것은 없는 곳이라, 서울로 치자면 이름은 서초구인데 논밭있는 느낌이랄까. 어찌됐건 이번 샌디의 최대 피해지역. 좋다고 사진 찍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