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의 내 파워북 패스워드는 kusanagi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그렇게 챙겨보는 오덕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 영화화되는 것에 큰 거부감은 없지만 공각 기동대만큼은 몇번을 다시 봤던 터라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다슬씨 덕에 시사회로 아이맥스 3d로 봤다. 간략한 감상평.
- 로튼 토마토였던가에서 누군가 Pretty. Dumb. 이라고 두단어로 설명했는데, Pretty 라고만 폄하하기엔 너무나도 잘 만들었고, Dumb이라고만 하기엔 처음 이 시리즈를 접한 사람들에겐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한 듯.
- Pretty – 얼마나 원작을 깊이 들고 파댔는지 의미없이 지나가는 컷하나마저 원작 어디선가 가져와서 새롭게 만들어냈다. 이 정도면 ‘내 앞에서 공각 덕후 따위를 논하지마!’라고 씨지를 하신 듯 하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에선 느낄 수 없는 텍스쳐가 정말 ‘아 실제한다면 이런 질감이겠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잘 뽑아냈다.
- Dumb – 깊이 어쩌고 하는 애들은 아마도 반지 제왕 보고도 뭐라 그러고 어벤저스 보고도 뭐라 그러는 애들일 것 같다.아마도 ‘깊이’에 관한 거부감은 캐릭터들이 너무 ‘따뜻해져서’가 아닐까 싶다. 애니메이션에선 사실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감정 표현이 없는 일본식 캐릭터들.
사실 로봇들이잖아!이야기가 압축되니 긴 호흡으로 캐릭터의 츤데레성을 드러낼 시간이 없어서 미국식으로 바로 표현했다고 생각하기로. - 아이맥스3D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건 좀 아이맥스3D랑 잘 어울리는 컨텐츠인 것 같다.
- 모든 영화가 속편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속편이 나와도 되지 않을까. 흥행만 된다면. 사실 공안 9과의 영화판보다는 공안 10과(?)의 드라마판같은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 빌딩들은 폐허풍으로 어떻게든 현실에 존재하는 건물을 피해가면서 엄청 많이 만들었는데, 그 와중에도 홍콩HSBC는 살아남았다.
- 또 보고 싶다.
One response to “G.I.S.”
깊이 어쩌고 하는 애들 ㅋㅋㅋ Haters gonna hate potatoes gonna potate 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