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같은 봄

바쁜 스튜디오를 도망쳐나와, 리버사이드 파크에 있는 허드슨 비치 까페엘 갔다. 기대했던 대로, 후드티를 사자마자 날씨가 따뜻해졌다. 브래드와 레베카의 강아지 안도는 청설모를 뒤쫓았고, 츄락은 원반던지기 놀이를 했고, 나는 정말 오랜만에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야외에서 카메라 꺼낸 건 정말 오랜만.

_4303343
Chirag, Brad and Ando
Continue reading 여름같은 봄

취향

내 취향이 그다지 쿨하다거나 뛰어나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개인적인 호오에 의한 판단을 피하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선택의 기준을 만들어 두려고 노력한다.

취향 존중. 참 좋은데, 내가 그렇게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이유는 당신의 그 알량난 취향 탓이야.

시프트

도대체 저 디자인은 어디서에서 시작된 의문.

뉴스와이어 – 서울시, 인류 거주분야 세계 최고 권위 ‘UN-HABITAT 특별상’ 수상

“시프트 공공주택은 유엔 해비타트가 추구하는 서민층을 위한 주택정책을 대표한다. 이 혁신적 장기전세주택은 중산층이 높은 품질의 아파트를 마련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 정책을 통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은 크게 줄었으며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을 위한 주택정책을 우선시하게 됐다”

억대 연봉자도 입주하는 ‘시프트’ :: 네이버 뉴스

어떻게 연봉 1억5000만원에 이르는 김씨 부부가 시프트에 당첨될 수 있었을까. 이유는 시프트는 소형(60㎡·18.1평) 주택을 제외하고는 당첨자를 가릴 때 ‘소득’ 규모는 전혀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1부터 30까지 숫자로 알아보는 한국의 주거환경

한국의 공공주택(임대주택) 비율은 5.1% 이다. 한국의 공공주택은 2005년 기준 전체의 5.1%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것도 완전 임대주택이 아닌 장기 임대주택으로서, 10년 이상 장기 임대주택인 2.9%를 제외한 양은 사용자가 10년이상 머물 수 없는 반쪽짜리 공공주택이다. 선진사회의 공공주택 비율은 15~20%에 달한다.

도대체 알 수가 없다.

Continue reading 시프트

푸드 레볼루션

내가 생각하는 가장 무식한 음식 문화를 가진 영국의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미국에서 하는 푸드 레볼루션을 보며 재미있어하고 부러워하고 있다.

당연히 푸드 레볼루션이란 쇼는 ‘요리’ 혹은 ‘요리사’를 주제로 하지만 ‘요리’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그 쇼가 재밌는 이유 역시 제이미의 요리가 훌륭한가 아닌가와 별개의 문제 ((어떻게 쇼를 만들어야하는가)) 이다.

제이미 올리버의 다른 부분을 떠나 ((요리계에선 어떤 레베루로 다뤄지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건축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게리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리와 같은 차이가 있을까.)) 요리사로서 제이미가 그렇게 클 수 있었던 것은 어찌 보면 영국과 미국이 음식문화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이 엘리트 스포츠만 있고, 평민들의 건강이 무지한 가운데 박지성이 있는 것처럼. 제이미 올리버는 여러모로 참 대단하다.

os 4.0

솔직히 아이폰의 멀티태스킹은 현재 정도 -음악들으면서 사진도 찍고 사진찍는 중에 푸쉬오면- 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전화기에서 멀티태스킹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더 해주면 좋다고 쓸꺼야. 그게 애플에 대한 변함없는 나의 자세.

분열

(예를 들면) 근면이 대한민국 사회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부지런하지 않은 놈들을 보면 또 까댄다. 정도의 문제야 라고 합리화하려다가 세상엔 중간쯤 어딘가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쪽으로 치우쳐서 끝을 보지 못하는 건 꼴통 소리 듣기 싫어하는 탓인데, 이도 저도 아닌 것도 싫다는게 또 문제. 양손에 쥘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입에 물고 허리에 차고 질질 끌려 다닌다. 끊임없이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분열하기만 하는 것 같다.

디자인 혐오증

결국 오세훈 덕분에 모두가 ‘디자인’이라는 말만 들어가도 ‘하지마’ 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 디자인 새마을 운동. ((via Pengdo’s me1day))

세종로를 개판으로 만들었느냐 동대문의 기억을 지웠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도시라는 단어에 대한, 디자인이라는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망쳐놨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단어만 금칙어만들기도 힘들 것을, 도시 디자인이란 말에 대한 인식은 곱절로 망쳐주셨다. MB처럼 하나의 프로젝트만으로 삽질했으면 논란의 여지라도 있을텐데, 오세훈은 오랜 시간 건축계에서 중요하게 다뤄왔던 많은 프로젝트들을 ((건축과 학생들의 단골 졸작사이트들을!)) 모두다 건드려서 이제 그 논의들에 대한 논쟁의 여지마저 없애버렸다. 야. 해봐야 오세훈이야. 텄어.

결국 ‘도시를 향한 조형적 피해의식이 가득한 엔지니어와 엔지니어링의 철학이 전무한 시각디자이너들 사이의 진공상태’ ((4대강보 디자인, 서현))는 오세훈이 새로운 조감도를 꺼내들 때마다 풍선에 바람을 불듯 부풀어 올랐고, 그 커다란 진공 상태만을 서울 시민들은 디자인이란 이름으로 기억하게 되었다.

녹색 혐오증은 아직 진행 중.

탈옥

애플을 쓰는 이유는 실은 이거 저거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이다. 알아서 잡스흉이 해주는데 귀찮게 왜 탈옥같은 걸.

나는 아이폰의 바탕화면을 꾸미고 싶어!라는 순수한 노력,
혹은 나는 아이폰의 닫힌 시장이 맘에 안들어라는 혁명정신이라든가 (혁명은 엄마돈으로)
혹은 모든 것을 가진 아이폰이라는 디바이스를 극한까지 사용해주겠어!와 같은 비장한 해커 정신이라든지
혹은 옛날에 한국에 앱스토어가 없던 시절같은 때라면 모를까

도대체 그 쓰잘때기없는 공짜앱깔았다고 혹은 얼마하지도 않는 개발자의 노력을 훔쳤다고 왜 자랑들을 하고 지랄이야.

회의

What if ...

오픈스페이스인스티튜트에서 발표 중 . What If… 페이지를 연 순간.. 뭐가 약간 애플 1984같고 그래.

컬럼비아대학교의 어반디자인 프로그램은 무엇을 해도 그룹 작업이니, 말하기 싫어도 해야하고, 싸우기 싫어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 많다. 당연히 회의를 자주 한다. 당연하지만 좀 듣는 편이다. 슬프긴 하다만, 덕분에 많이 배웠다. 나무님 트윗에

“그 말씀도 맞는데…” 이 한 마디에 한국식 회의문화의 모든 단점이 압축되어 있다.

라는 리트윗이 회의하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미국사람 일하는 방식, 회의하는 방식 등등 뭐 여기 저기 블로그에 아 나 미국에서 좀 살아봤더니 이런게 다르더라 풍의 경험담들 많이 있으니 됐고. 분명한 것 하나, 회의는 항상 분명하고 결론이 있다. 그리고 회의라는게 서로를 보듬고 하나마나한 소리하고 (하나마나한거 없다더니) 비데쳐주는 게 아니라, 나 필요한 거 가져가는 곳이니 말 잘못하면 븅신된다. 사실, 븅신만들기가 좀 재밌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