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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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선발된’ 아이들로 구성된 학장님의 연구 수업의 주제는 ‘음식’이다. 사실 Foodshed라는 말을 뭐라고 번역해야할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밥상에 올라오는 길을 추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연구라고 하면 좋겠다. 요즘의 트렌드라면 트렌드다.

결국 대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캣스킬이라는 2등급 토양 지역의 농부들이 어떻게 독립적으로 살아남아 있는가를 살펴보니 맨하탄에서 2시간 거리라는 장점을 이용, 직거래 장터를 성공했다는 것. 그래서 농부들을 인터뷰하고 책을 만드는 것이 이 수업의 목적. 사실 모든 음식을 다루다보면 그 지도는 대부분 중국과 캘리포니아를 향하는 화살표로 빼곡히 차이고 끝나고 말 것이다. 어찌됐든 ‘음식’이라는 주제는 도시외곽의 독립 농부들에 대한 이야기로 좁혀졌다.

주제가 뭐가 됐든, 이 수업의 결과물이 문제다. ‘책’을 만들어서 주정부 연방정부 각종 단체에 보내는 일을 해야한다. 아니 농림수산과도 아니고 어반디자인에서 그걸 왜 해. 하는 문제는 좀 다른 이야기이고, 어쨌든 책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책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 선발된 똑똑한 아이들이긴 하지만, 책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보니, 쿨한 포맷부터 만들어버렸다. 결국 최종 디자인은 내 손에 떨어질 것이 뻔한데, 이 아이들을 어떻게 설득해서 일을 마무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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