뷁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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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ㄹ케 도서관에 가면 빌릴 수 있을꺼야. 라는 이쁜 선생의 이메일 하나에, 내 삶을 잘도 피해다니던 하이데거 책하나를 빌리기 위해 버ㄹ케도서관이란데를 억지로 찾아 나섰다. 자전거가 있으니 갔다. 없었으면 안갔다. 뭔가 ‘여기가 Burke라이브러리데스’하고 써있지도 않고 유니온 뭐? 어쩌구가 있는 건물, 지나다니다 무슨 교회인가봐. 했던 건물 안에 있는 도서관. 책 좀 한군데 모아두면 어디가 덧나니.

한쿡사람이시녜요. 라며 ID를 돌려주신 교포 사서 할머니의 친절한 안내 – 중요 부분을 한글로 말씀해주신다는! – 에 따라 서고에 들어서니. 오마이갓. 아아 이것이 서고의 힘. 응?

아마도 서고가 되기전엔 보통의 2층에서 3층에 해당하는 높이의 홀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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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3층짜리 책장을 쌓고 책장과 책장 사이로 유리로 된 슬라브를 끼워넣었다. 그리고 책장과 슬라브가 만나는 사이에는 발이 빠질랑 말랑 틈이 있다. 건물이 있고 책장이 있는 건물이 아니라,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곳. 책장이 확장되어 슬라브가 되고 그 틈에 계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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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서고에서 뻘짓할 생각마” 라고 하는듯 틈새는 위험하진 않지만 분명했다. 좁고 빡빡하지만 어둡고 습하지 않았다. 오래동안 퍼질러 앉아 책을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무서워서 책만 찾아 나가야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유리도, 구조물도 하이테크와는 거리가 먼 빈티지 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흉아들이 하려는 건 다 있네.

이쯤되면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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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민재의 대학원 졸업작품 (유리로만 지어보겠어!)기록보관소. 그때 그 무식한 미국 교수 양반. 그거 비싸서 되겠냐고. 거 유리면 미끄러져. 그게 크리틱이면 인천시 계양구 아파트 현장 노가다 아저씨 불러서 크리틱시켜도 되겠어요. 라고 생각했었지요. 아 네. 어쩌라구 이 양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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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하면 요즘은 렘흉아 시애틀 라이브러리도 좋고, 최근엔 한번 더 꼬아주신 빅흉아 카자흐스탄 라이브러리도 좋지만, 다이어그램은 읽었어요. 그런데 거기 1/100모델 사람이 책읽을 때 기분은 거 좋겠습니까. 당선을 위한 (강력한) 다이어그램이 건축사무실(의 경영)에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건축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아. 사진은 모두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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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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