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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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달리, 드라마를 보는 재미에는 이 드라마를 함께 보고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 있습니다. 내가 느낀 무언가를 다른 누군가가 같이 느끼고 있다는 것에서 오는 안도감같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The Bear>를 보고 한참을 재미있다고 혼자 떠들고 있었는데, 오늘 놀러오신 준님과 미셸님이 그 재미의 포인트들을 목소리 높여가며 맞장구를 쳐주셨습니다.

몇일 전에는 뒷마당에서 중국 매미를 가지고 놀고 계셨음

명이나물을 전해주시고 애플로 떠난 준님과 미셸님이 오랜만에 뉴욕에 오셨습니다. 내쉬빌에서 석사를 마친 아이가 뉴욕에 있는 병원에서 PhD를 하게 되었다고, 이사를 하는 김에 함께 여행을 한 모양입니다.

애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직원들끼리도 서로 잘 모른다고 합니다. 가족에게도 잘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궁금하지만 더 이상 여쭙지 않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서 회사에 관한 이야기만 조금 나누었습니다. 그 노만 포스터의 동그란 유토피아 생활이 궁금했지만 그마저도 캠퍼스 밖의 다른 건물, 입구엔 출입카드 리더기 하나 덜렁 있는, 사무실에서 일 하신다니 자세히 들어볼 수 없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파티 때 부부동반으로 가봤다고 합니다.

초딩일 때 부터 봐 왔던 아이는 어느새 멋쟁이 박사님이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공부하다 배고프면 이모 삼촌한테 연락해라는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선 인사치례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잘자란 남의 아이를 보면 괜히 고맙고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법인가 봅니다. 물론, 이럴 땐 용돈을 쥐어줘야하는 것이다라는 것이 이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식사 중에 저희 뒷마당을 순찰해주시는 고양이 한 분이 슬쩍 다가왔습니다. 집고양이였었는지, 동네에서 잘 거두어 먹인 탓인지 이 사람들 뭐하나… 뭐 먹을 건 없나… 하면서 꽤나 가까이 왔다가 갔습니다. 언제 또 왔나 매일 CCTV의 기록을 살펴보곤 했었는데, 이렇게 눈 앞에서 보니 꽤나 반가웠습니다.

고양이도 준님 가족도 자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dited

Comments

2 responses to “고양이”

  1. WineGuitar Avatar

    The Bear 타래를 이제서야 봤군요. 디즈니에 올라와있군요! 한 번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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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copast Avatar

      네 한편 한편 집중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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