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같은 서비스는 멋지게 작년 한해동안 음악 듣느라 수고하셨다고 1년치의 통계를 잘 만들어서 나만의 연말 결산을 만들어준다. 픽스님이 지적하셨지만, 애플 뮤직도 부끄럽게 만들어두고 슬쩍 숨겨뒀다. (잘 찾아보니 심지어 2015년부터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뒀어!) 데스크탑이나 아이폰의 애플 뮤직앱에서는 볼 수도 없고 웹에서만 잠깐 (?) 볼 수 있다.
싱글
어쨌든 내가 스마트 플레이리스트를 통해서 나름 나혼자 만드는 통계는 좀 두고, 일단 애플이 뽑아준 통계에 근거한 2020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플레이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애플뮤직을 사용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Day 1 – Red Velvet
1위를 차지한 레드벨벳의 Day1은 좀 의외이다. 레드벨벳을 많이 듣고 저 앨범도 꽤나 자주 들은 건 사실이지만 저 곡이 가장 많이 들은 곡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략” 많이 들은 건 맞는 건 같은데 1등을 뽑은 기준은 모르겠다. 물론 2위부터 나오는 로다운30이나 적폐세력, 아이유의 에잇 같은 경우는 올해 정말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애플뮤직에서 볼 수 있는 통계자료(?)를 다시 열어봤다.

개인적인 통계 플레이리스트는 저 정보 – 별점, 앨범 별점, 재생횟수, 건너뛰기한 횟수, 좋아요, 라이브러리에 추가한 날짜,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날짜 – 를 가지고 만드는 스마트 플레이리스트의 조합으로 만드는데, 저 숫자들을 아무리 조합해봐도 1위는 이해할 수가 없다. (1위만 빼고 그 다음부터의 순서는 대략 이해가 간다.) 뭔가 대충 만들어서 대대적으로 공개를 안한건지 모르겠지만, 음악 얘기로 돌아와서,
반나절 블루스 – 로다운30, 우연히 – 윤병주와 적폐 세력 지인들 (feat. 이정선)
개인적인 최애 밴드이자 나름 사생팬인 관계로 로다운 30와 적폐세력의 경우엔 당연히 차트의 상위권인 것이고, 아쉬운 점이라면 그냥 노래 좀 더 많이 내주셨으면 하는 것 정도.
에잇 – 아이유 (feat. Suga)
원래 아이유를 좋아하는 정도가 모든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정도를 넘지 못하지만, 이 곡만큼은 처음 들었던 5월 이후로, 꾸준히 들었다. 다행히 처음 들을 때의 짠하고 들뜨는 감정이, 노래를 계속 들어도 한계 효용이 체감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티스트
그리고 애플의 통계에 따르면, 781명의 다른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들었고, 시간으로 치면 레드벨벳의 노래를 가장 오래 들었다. 그리고 차에서 아기한테 틀어주는 동화나 노래는 개인 통계에선 제외했었기 때문에 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차이도 의미가 있으니 기록을 해두는 게 좋겠다.

- 라인 프랜즈
라인 프랜즈는 의외로 좋은 오디오 컨텐츠인데 계속되질 않아서 좀 아쉽다. 미취학 아동용 컨텐츠 중 1위는 아무래도 핑크퐁인 것 같은데, 사실 너무 자극적이고 삽입되는 음악의 수준이나, 컨텐츠의 수준이 그다지 고민하지 않고 원가 절감을 목표로 만든 것 같아서 많이 들려주진 않았다. 라인프랜즈는 그에 비해 음악도 나름 열심히 연주해서 넣었고, 이야기도 최대한 요즘 감성에 맞게 각색해서 잘 넣었다. 전래 동화도 괜찮고 명작 동화 시리즈들도 꽤 괜찮았는데 어느샌가 컨텐츠 생산이 멈춘 것 같아서 아쉽다. 다른 오디오 컨텐츠로 계속 확장해주면 좋을텐데. 미국엔 아이용 팟캐스트로 연재하는 오디오 동화같은 것들이 꽤 있던데, 애들한테 이상한 거만 보여주는 유튜브말고 이런 컨텐츠 좀 진지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 레드벨벳
레드벨벳의 Day1은 의외였지만, 레드벨벳을 많이 들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사실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라면 의외로 최신곡인 스타트업 주제가인 스타트업이다. 레드벨벳에 대한 기대는 사실 f(x)에 대한 아쉬움의 연장선상이었다. f(x)에서 가장 좋아했던 스타일의 곡과 유사한 곡이 나왔으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어쨌든 이런 류의 곡들은 “상큼“이라는 플레이리스트로 따로 모아뒀다. - 로다운 30
사생팬이니 당연하지만, 또 사생팬이라 하기엔 그렇게 많이 듣지도 않은 것 같은데;;; - 마일스 데이비스
주로 앨범 위주로 한번씩 들어주다보니 내가 그렇게 많이 들었나? 싶어도 언제나 가장 많이 듣는 아티스트로 등극. - 조규찬
한동안 앨범 안내시다가 언젠가부터 월간 조규찬을 해주셔서 많이 들었다. 여전히 작년부터 들어온 “해지는 바닷가에서 스털링과 나는”이 제일 좋다.
앨범
역시 애플 뮤직에 따르자면, 나는 올 한해 50장의 앨범을 들었다고 한다. 그 중에 1위는
- 프로즌2 – 아아;;; 근데 알고보면 애도 별로 안좋아하긴 하는데;;
- 반나절 블루스
- Outer Space – Storybots – 역시 아기가 좋아한다.
- Minions OST – 한때 아기의 기상 알람으로 미니언즈의 유니버설 빵빠레를 사용했다. ㅋㅋㅋㅋㅋㅋㅋ
- Goats Head Soup – Rolling Stones
73년작인데, 애플뮤직에 리마스터로 나왔다. 뭔가 쓰잘데기 없이 히든트랙같은 거랑 라이브랑 막 넣어서 나왔는데 한곡한곡 잘 뽑아서 듣고 있다. 나름 지미페이지가 피쳐링한 Scarlet이라는 곡이 보너스로 들어갔다.
어느새 한해가 다갔다. 얼른 수작업 통계 플레이리스트도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