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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하루에 한번 이상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이 생긴다. 아마도 아이가 있는 집들은 다들 그럴 것이다.

작년, 아이가 유치원 전, pre-k에 다닐 때였다. 커리큘럼에 “Week of Eric Carle”이란 게 있었다. Eric Carle은 애들 키워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바로 그 “The Very Hungry Caterpillar” 나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의 동화 작가이다. 우리 말로 하자면 “작가 주간” 같은 건데, 저런 유명 동화 작가가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유치원에서 그 작가 주간을 한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몇가지 교육”앱”들이 있다. 학교나 기타 교육 기관 혹은 도서관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거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있다. Epic!이라든가 ABC mouse 같은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유명 동화책 출판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전자책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페이지를 넘기는 것 뿐 아니라, 글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따라 읽어주는 기능이 들어가있다. 단어 하나 하나를 하이라이트하면서 성우가 읽어주는데, 그냥 “책읽어주기” 라든가 “이야기 시간”과 다른 점이라면, 성우가 책이 시작되기 전에 천천히 제목을 말한 후 “written by” 혹은 “illustrated by” 와 같이 작가가 누군가도 읽어 준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나레이터는 누구인지도 빼놓지 않는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흘려듣다가, 여기저기서 하는 “story time”을 봤는데도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

동네 도서관에서 책방에서 그리고 유튜브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Story Time” 이었고 동네 할머니가 하는 스토리타임이라고 해도 당연하게 제목과 작가 이름을 함께 얘기한다. 그 이후로 아이에게 한글책을 읽어줄 때도 꼭 작가 이름을 함께 읽어주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나온 책들은 작가 이름이 없거나, 그냥 “편집부” 라고 되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몇해 전에 흘려봤던 구름빵 작가의 기사가 생각이 났다. – ‘구름빵’ 작가에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산업 전반으로 들어가면 “여기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겠지 모르겠네” 투성이겠지만, 그냥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작가 이름을 같이 읽어주는 것 정도만 해줘도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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