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son Ivy and banana

포이즌 아이비, 한국어로 덩굴옻나무는 이 동네에 가장 흔한 독초毒草이다. 조금만 신경쓰지 않으면 어느새 집안 곳곳에서 자라나는 덩쿨식물이고, 만지면 ‘간지럼’을 일으키는 독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옆집의 Norm 할아버지와 마주치면 항상 조경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그 날은 포이즌 아이비가 무엇인가를 알려주었고, 제거할 때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항상 세장의 잎이 함께 나고, 처음 잎이 나올 땐 뾰족한 잎모양에 붉은 끼를 띄고 있다는 것을 보고 익혔다. 그리고 주말에 두꺼운 장갑을 끼고 하나둘 제초작업을 했다.

주말이 지나고 팔목에 모기 물린 것과 같은 발진이 한두개 보였다. 모기인지 옻이 오른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간단한 소독을 하고, 그런가보다 하였더니 이틀인가 지나서부터 ‘간지러움’이 팔목 전체로 퍼졌다. 얼른 스테로이드제 성분의 간지럼 방지 연고를 마구 마구 발랐다. 그렇지만 그 때 뿐이었고 자다가 깰 정도로 발진이 심해졌고, 일주일 동안 갖가지 방법으로 약을 바르고 알레르기 약을 먹는 등 고생을 했다. 발진은 다리와 배까지도 번지기 시작했다. 한참 간지러워서 긁는 걸 본 솔이가

“바나나 생각해”

라고 했다. 응? 간지러우면 긁지 말고 간지러운 걸 생각하지 말고 약을 발라야되는데, 다른 생각을 해야되니까 아무거나 생각해서 바나나를 생각하라고 한 거란다. 어쩌다라도 간지러워하거나 긁는 모습을 보면 달려와서 “바나나 생각해” 라고 잔소리를 했다. 어렸을 때 어디 다치거나 가려우면 그냥 “그걸 생각하면 더 간지러우니까 다른 생각해”라고 말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어디가 가려울 때마다 솔이와 바나나가 생각날 것 같다.

동네 병원에 예약을 했고, 가상 진찰을 받고 처방전이 전달된 약국에서 약을 타왔다. 열흘간 약을 먹었고, 연고를 발랐더니 이제 싹 나아서, 새로 나온 포이즌 아이비를 제거하러 갈 수 있게 되었다.

아 그리고 뭔 식물인가를 알아보는데 Picturethis!라는 앱을 썼다. 나는 다시 봐도 못알아보겠는데, 이 앱은 신기하게도 무슨 풀인지 다 잘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