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Game

IMG_9345

집에 가끔 벽장 벌레 퇴치용으로 사둔 향나무 조각이 굴러다닌다. 조각이 여러 형태로 만들어져있는 것을 세트로 구입해두었던 것인데, 옷을 꺼내다 보면 한두조각이 굴러나오곤 한다. 그 중 큐빅 형태로 된 것들을 주워서 책상에 올려두었더니, 솔이가 주사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View this post on Instagram

Handmade board game

A post shared by Sunghwan Yoon (@jacopast) on

나름 자신의 규칙이 있어서, 빨강 파랑 까망으로 칠해서 빨간 게 나오는 사람이 이기고 검은 색이 나오면 지는 거라고 했다. 파란 색은 한번 쉬는 것이라고. 적당히 보드 게임의 기본을 어디선가 배운 것 같아서 놀이 책상에 펼쳐둔 달력 종이 (얼마전에 신체 검사를 위해 방문했던 내과에서 정말 ‘전통풍’ 달력을 받아 뒀었다.) 뒤에 윷놀이 풍의 바닥을 그리고 레고를 말삼아 게임을 해봤다.

몇번 해보니 솔이가 이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규칙을 따르기는 싫고 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아니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 몇번 나름 재밌게 놀았다. 하지만 아직 ‘대결’ 혹은 공평한 승부의 개념이라든가 ‘게임’과 같은 개념은 어렵고, 이기기 위해선 어떻게 어떻게 몇단계를 밟아야한다는 것에는 아직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테이블에 보드 게임이나 바둑 장기 같은 것을 펼쳐두고 한가로이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면서 노는 것이 나의 로망이라면 로망이라,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어른의 욕심을 채우는 교육을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저 커다란 놀이 테이블을 얻어왔을 때 나는 보았다. 부루마불을 깔아놓고 주사위를 굴리고 있는 모습을!

심기일전하여, 분명 저 나이대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육아 블로그 등등 검색을 시작, 당연히 있지 왜 없겠어, 아마존에서 Busy Town Game 이란 놈을 찾았다.

Busytown 이라는 책 시리즈가 있는 듯하고, 이 게임 역시 여러가지 버전이 있는 모양이다. 일단,

  1. 게임이 갖춰야하는 재미와 어린이 수준에 맞춘 단순함이 적절히 균형을 맞추고 있다. 게임 시간은 길어봐야 15분을 넘지 않는다.
  2. 플레이어끼리 경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먼저 갈 수 있고 누군가는 좀 늦을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 게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간 사람이 기다려줘야하고, 퍼즐을 풀기 위해선 협력해야 한다. 협력의 결과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이익으로 주어진다.
  3. 게임에서 낮은 확률로 실패할 수 있는데, 조금 아쉽고, 자 다시 도전하자!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간단한 몇단계의 규칙을 숙지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승부욕도 살짝, 협력하는 기쁨도 살짝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몇번하고 나면 친구들하고도 같이 하고 놀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다음 단계의 조금 더 복잡한 게임도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