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계획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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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연안지역에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친 Resiliency 프로젝트를 했었습니다. 또한 몇번에 걸쳐 아주 큰 규모, 조금 작은 디스트릭트 규모로 진행을 했었지요1.

그중 ‘꽤 넓은 부지’의 경우엔 따로 스터디를 합니다. 인구 밀집 지역에선 무얼하든 넓은 빈 땅은 좋은 Resource가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이럴 땐 “대규모”의 개발이 되어야 민간사업자를 유치하는 것이 유리하고, 넓은 빈 땅은 중요한 프로젝트가 되지요. 하나마나한 이야기입니다만, 그 과정을 어떻게 진행하고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가가 운영의 묘가 됩니다. 민간 – 공공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가 한국에서 작업할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어쨌든, 그 땅에 N모 회사가 대규모의 스튜디오를 만들기로 결정했어요.2 결정의 배경엔 주정부의 큰 세금 공제 혜택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나라건 어느 시대건 “일자리 창출”만한 매력적인 토지 사용이 없으니까요. (대규모의 토지 개발에 가장 쉬운 선택은 주거를 넣는 것이긴하지만 대규모 주거지에는 그만큼의 부담이 있습니다.)

이 땅이 이렇게 대규모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1. 원래 군부대의 땅이었고, 2. 이 땅이 수해지역이었던 탓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수해 지역에 대한 디자인을 제시할 수 있는 회사를 넷플릭스는 찾았고, 이 땅에 대한 스터디 경험이 있었던 저희가 간략한 컴피티션의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자세한 앞뒤 사정을 빼고, 결론만 말하자면, MWBE 즉, 소수-여성 소유 비지니스 우선 정책에 따라 소규모의 사무실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탈락. 각종 스터디 자료만 넘겨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제 와서 ‘신 포도’ 같은 변명을 하자면 N사는 그다지 “새로운” 캠퍼스의 구성보다는 세금 혜택이 가장 큰 목표이니 그 criteria를 잘 맞출 수 있는 디자인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었죠. 사실 이 캠퍼스에 상주하는 본사 직원은 몇명 없을 것이라는 것도 나중에 들었습니다.

여기서도 마인드 플레이어 등장

어쨌든 기존 군부대 건물도 활용하고, 영화 제작에 관련된 동선들도 연구하고 그 옛건물들과 넷플릭스의 아이덴티티까지 함께 아우르는 방향으로 컨셉을 보여주자고 정리를 한 스케치입니다. 간단한 공모전이었던 관계로 간략한 스케치들로 마감이 되었지만, 아이디어를 너무 보여주지 말자고 해서 최종 인터뷰에선 빠진 그림이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 덕에 영화촬영에 관련된 스튜디오들을 열심히 공부했으니, 나중에 이런 디자인을 할 경우가 또 생길 때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Resiliency 프로젝트라면 통상적으로 수해 예방 프로젝트를 얘기합니다. 큰 규모라면 County 정도, 대략 한국으로 치면 광역시나 도정도의 사이즈고, 디스트릭트라면 좀 큰 시나 작은 몇개의 시 정도를 함께 묶어서 스터디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해 예방 관련 프로젝트들은 항상 큰 규모로 스터디를 할 수 밖에 없지요. 물이란게 지자체 단위별로 흐르는 것은 아니니까요. ↩︎
  2. Netflix Eyes New Jersey Army Base for Major Production Hub https://www.nytimes.com/2021/10/26/business/media/netflix-new-jersey-fort-monmouth.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