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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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젊은 중간 보스가 형님들을 모아놓고 하는 결혼식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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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연 중 한인 교회는 어딜가나 비슷한 것 같다는 한 하객의 평을 듣고는 한정된 재화와 취향이 만들어낸 건축적 유니버설리티 따위를 생각하고 있다가 그만 두었다. 적당한 식순이 끝나고 비빔밥을 해먹기 좋은 반찬들을 챙기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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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파티를 뒤로 하고 일하러 먼저 집으로 기차타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번 ‘결혼은 가장 인칭적이자 비인칭적인 사건입니다.’ 라는 자형민재 결혼식 주례사가 떠올랐다. 같은 주례셨던 함선생님의 내 결혼식 주례사는 ‘애를 많이 낳아라.’ 였고 자세한 내용은 기억도 안나지만, 어느 결혼식을 가든 ‘인칭이자 비인칭’ 주례사는 꼭 떠오른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인생의 형식에 관해 깊이 생각하기 싫을 경우에 -마치 프로그래밍의 라이브러리나 캐드의 블럭처럼- 몇단계의 생각을 대체해주는 편한 문장이기도 하다.

윤아씨와 다슬씨도 즐겁게 잘 살 것 같아서 다행이다.

미들드래그

캐드에서 매직마우스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MagicPref를 쓴다고 해도) 미들클릭을 정말 미들클릭으로 썼던 탓. 투핑거 클릭을 미들로 세팅하니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가.

정확하게는 미들’클릭’은 필요없었다. 오토캐드에서 PAN 기능에 미들클릭을 미들’드래그’만이 필요한 것이었고, 당연히 클릭과 드래그는 한쪽이 한쪽에 종속되는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들클릭을 우선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클릭과 드래그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일이었고, 그것을 알고나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덕분에 지겹던 마우스 여행을 결국 ‘디폴트’로 해결하니 다시 한번 잡스형에게 찬양을.  – 그리고 여전히 창 사이즈 조절하는 것을 윈도우즈 스타일로 바꿔두고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하는 현 애플 엔지니어들에게 저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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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때가 되면 블로깅 / 트윗이 증가한다는 논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12월 31일

2004년 12월 31일과 2005년 1월 1일은 미네소타에 있었다. 뭔가 어두웠다. (그리고 추웠다.)

2005년 12월 31일과 2006년 1월 1일은 뭔가 기록이 없다. 서울에 있었고, 목동에 살고 있었겠지? 아. 2일부터 출근해야되는데 논문을 다 쓰지 않은 상황이어서 논문쓰느라 밤새고 있었던 것 같다.

2006년 12월 31일과 2007년 1월 1일 결혼하고 처음 맞은 새해, 나름 쿨하시게 W호텔에서 하는 카운트다운하는 파티도 갔었다. 키에랑 보람도 등장.

 

2007년 12월 31일과 2008년 1월 1일은 합사 사무실에서 맞이하였다. 강원랜드 하이원 리조트 턴키였던 것 같은데, 어쨌든 저거할 때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후발대로 참여해서 그지같은 꼴을 많이 피해서 그랬는지. 저 친구들 뭐하고 사나 궁금하기도 하지만 또 뭐 알아서들 잘 살겠지 구지 알아보고 싶은 정도까지야.

2008년 12월 31일과 2009년 1월 1일은 유학 서류 보내놓고 기다리던 어두운 기간이었던 것 같은데, 샌드위치 먹으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내년에는 좀더 게으르게 살아야지.

2009년 12월 31일 아마 뉴욕에서 인도에 가기 전에 서울에 들렀던 때였던 것 같은데,  미묘하게 새해는 서울에서 맞았다. 서울에서 쥴님과 픽스님 졸라 어둡게 전을 드시고 계셨고, 찐이는 그걸 바라보고 있었다. ㅋ (+) 니자의 증언에 따르자면 저때 굽네치킨의 소녀시대 달력 (한정판)을 받기 위해 굽네 치킨을 주문하고 3시간째 기다리다 포기. 그리고 니자가 들어와서 전을 구워줬다.

2010년과 2011년 사이엔 뉴욕에서. 그다지 남긴 것이 없었나 보다. 생각하기 싫다만,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다는 생각은 든다.

새해고 지랄이고 일해야하는 상황인데, 사무실 이사하고 새 사무실 쪽 관리하는데가 연말 연초 일을 안해서 들어가질 못하는 바람에 일을 못한다. 내가 이렇게 일 못해 안달난 류의 사람이 아닌데, 정말 급하고 정신이 없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게 사기꾼을 돕는 일이었다니 참 미칠 노릇이지. 다시 얼굴이라도 보면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다.

2011년 12월 31일 서울에서 마누라는 빵이랑 놀고 있었고,
 
2012년 1월 1일 정도에 나는 홈랜드를 보고 있었는 모양인데, 2012년 12월 31일에 마누라는 홈랜드 시즌 2 정주행하고 계시다. 나는 시즌2 집중 잘 안되던데, 니자는 시즌2가 더 재밌다고 한다.

픽스님은 2011년 12월 31일과 2012년 1월 1일 사이에 트위터가 뻗는 걸 지켜보고 계셨고,  나는 2012년 1월 1일 새해에는 더 재밌는 일이 있기를 희망했다.

2012년 12월 31일에는 결국 우리 부부가 뉴저지에 자리를 잡았다. 니자의 뉴욕 친구와 송이 등등을 초대해서 저녁을 먹을 예정. 니자는 갈비찜을 하고 있고 하는 틈틈히 홈랜드 시즌2를 달리고 계신다.

2013년 새해 아침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들께 새해 인사를 드려야하니 여기 시간으로 대충 저녁 먹을 때쯤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