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함

진보 진영이 도덕적 우월성 혹은 지적 우월성에서 뒤진 적은 원래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시험쳐서 대통령뽑는 것이 아닌 이상,우월성을 확인할 때마다 내부적으로는 희열을 느끼는 것은 자위에 불과한 것 아닌가. 우월성의 확인이 누군가에겐 희열감을 주겠지만, 누군가에겐 “저 똑똑한 놈들”하는 혐오감이 되지 않을까. 어찌보면 우월함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꼭, 정치인과 대선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프로젝트에 임할 때도 그렇고 가족 관계에서도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다함께 ‘바보 기운을 퍼뜨리는 공기 청정기’ 옆에서 전염되어 가며 하향 평준화될 필요까지는 없고,) 우월함의 증명이 설득으로 이어지는 우아함이 필요한 것 같다.

사실 개개인을 놓고 보면 누가 우월하고 어쩌고 하다는게 무의미한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조직과 목표가 그 우월성 혹은 열등성을 만들어내는 것인 것도 같고.

042811

나흘 뒤면 서울로 돌아간다. 마감 날짜를 바보같이 서울 이동과 같이 잡아버리는 바람에 도망치듯 뉴욕을 떠날 것 같다. 우기님과 미나리 부부에게 안기에게 전해줄 박스 몇개 전해줘야지 했는데 내 책들도 맡기고 책상이며 의자도 떠넘겼다.

말그대로 ‘앉으나 서나’ 프로젝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그렇다면 좋겠는데 제대로 스케쥴 못 짜서 일이 밀리고 실수가 생긴 것에 대한 후회와 원망이 그런 것이니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열심히 밤새고 땀흘린다고 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너무 게을리 그냥 ‘열심히’만 했다. 열심히 하는 것만큼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영향이 커질 수록 그러면 안된다고 늘 불평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해도 늘 지나고 나서야 느끼게 된다. 처음이니까라는 변명은 학부 졸업장받고 1년간 유효한 것. 그렇지 않으면 처음이 아닌 게 어딨나.

6개월 뒤 뉴욕에 돌아올 땐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은 좋은 건물 뿐 아니라 디자인 과정의 완성도가 높은 좋은 회사로 만들어 돌아오고 싶다.

오해

앞에 글은 첫머리에 예를 들자면 그런 것이다. 라는 것이었는데, 트윗으로/페이스북으로 발행된 앞부분만 보고 오해하신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인턴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는데 – 좀더 정확히는 윈도우즈 7 정도 되면 이젠 인턴 수준은 아니지 않은가, 이 정도는 좀 제대로 되어있어야하지 않은가라는 거였다.

구지 인턴/회사/경험 등등에 대한 생각을 말하자면, 인턴이든 뭐든 자기 월급 받는 정도로 일해주고 돈받는 게 평화로운 세상이다. 라는 정도.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배운다” / “가르친다” 따위 개드립치는 인간들을 싫어한다. 직종에 따라 어디가서도 배우지 못할 것들을 말그대로 “배우는” 회사들도 있고 정말로 “가르치는” 곳이라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 금전적인 보상을 포기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대부분은 월급 적게주는 핑계로 “가르친다”를 들이대고, 자기가 일 못하는 것에 대한 핑계로 “배운다”를 내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설계사무소라는 곳은 30년쯤 전에는 정말로 ‘가르치고/배우는’ 것이 따로 있는 산업이었으나 이젠 전혀.

그리고 윈도우즈 7 정말 좋더라. 윈도우즈 10 정도 나올 때 쯤이면 정말 쓸만하겠다.

참고

작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구라 좀 그만 쳐야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는데, 작은 사무실에서 구라 업무를 맡게 되었다. 일단 현상을 마치고 나면 계속 일하게 될지 아닐지 결정되겠지만, 최소한 몇주는 바쁘게 되었다. 처음 몇일은 사장이 참을 수 없이 맘에 안들었으나, 나와 같은 상황으로 고용된 다른 두명이 워낙 출중해서 같이 일하는 게 즐거워졌다. 뒷담화를 하기 시작하니 비슷한 상황에 비슷한 마음들이었다. 이런 친구들이라면 계속 같이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스펙’들은 나보다 백만배 훌륭하다. 잘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졸업할 때 받았던 상 중 하나의 상금이 이제사 도착했다. 무려 페덱스로 배달된 수표. 훌륭한 편지에 축하한다며. 그런데 상금이 달랑 오백불. 더 무서운 건 ‘연방’ 세금이 뭐가 백오십불. 분명히 미국사람아니니 세금빼줘 서류를 함께 냈던 것 같은데, 막아내질 못했던 모양이다. 역시 미국 국세청은 무서운 사람들이 모여있나보다.

같이 일하는 친구 중 하나의 이름은 싸이먼. 영어의 ‘Simon says …’의 싸이먼이냐고 하는 개그 태어나서 백만번은 들었으리라. 평소같으면 개의치 않고 쳤을 개그인데, 만난지 일주일된 외국인한테마저 무시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잘 참았다.

충동적으로 킨들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공급이 모자라 주문이 안됐다. 오기가 올라 매일 매일 시도했는데 주문이 확 되어버렸다. 3G일 필요는 절대 없을 것 같았는데 그것이 요점이었다. 과연 책은 많이 읽을지 모르겠다. 그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라 하겠다. 잘 참지 못하였다.

뜬금없이 박찬욱 감독이랑 가수 이적이랑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배우 겸 감독 유지태가 나왔던 무릎팍 도사가 끝나고 이적 노래가 나왔다. 유지태는 참 잘 참는 사람이었구나.

주말엔 페이스북 영화를 볼 예정이다. 기대는 커녕 평소 같으면 볼 영화도 아니고 봐도 뭐 그냥 그러려니하는 정도이니, 조금만 재밌어주면 잘 참고 아주 재미있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본다.

함퀴즈

원래 무슨 작업을 하든 되도록 여기에 올려두는 편인데 현상이라 그렇질 못해서 좀 아쉽다.

그런데 우리팀은 현상만 한다.

그런 와중에 함소장님은 매주 퀴즈 -_-; 를 내주시는데, 이번주는 하이라이즈에 대한 아이디어. 뭔가 써먹을 데가 있긴한데 아직은 아이디어 수집의 단계

매우 초고층인데 그냥 쭉 램프면 어떨까. 하고 그려본 거. 사실 렘이던가 비슷한 거 있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쭉 램프면 뭐가 좋아? 라고 물으신다면. 별로 좋을 건 없고. 좀 있어보여서. 뭐 임대면적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좋긴한데, 나중에 ‘바닥면적 조각모음’같은 걸 해줘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그리고 그놈의 ‘그린’이란 것도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겠구나. 등등. 동그라미말고 삼각형으로 말아올려 3개 타워를 붙여주면 구조적으로도 뭔가 있어보이지 않겠어요? 않겠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