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간다.”는 건 우리 가족에겐 참으로 어색한 일입니다. 작년까지 한번도 가족만이 함께한 여행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물론 제가 기억하기 힘든 어렸을 때 갔다는 건 아부지가 찍어두신 빛바랜 사진들 속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만. 물론 가족 모두가 여행을 한번도 안간건 아닙니다만 항상 다른 가족들과 조인트형식으로 가곤했었죠. 그러니까 두세집안이 함께 제주도를 간다던가 동해를 간다던가. 대학교 1학년땐 태국에도 갔었군요. 결국 순수한 의미의 가족 여행은 올 해 들어가기 시작한 겁니다.
참. 어색한 일이 되어버린 거죠. 평소에 집에서도 거의 대화가 없던 식구들이 어딘가에 함께 가서 몇일을 자고 온다는 것이.

이런 어색한 행사가 난데없이 시작된 것은 동생이 아프고 나서부터입니다. 결국 가족간의 대화가 많이 필요하다는 결론. 안가던 여행이 시작되었고. 평소에 제 친구들끼리 MT용으로 사용되던 콘도에 가게 되었습니다. 성수기 콘도 사용기간 제한에 의해 2박 3일이라는 짧은 여행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만.

참. 어색하죠. 식구들끼리 바다에서도 무얼하나… 그렇다고 저녁이 되면 함께 노래방을 갈 수를 있나… 저녁을 먹으면서 무슨 대화를 하지? 친구들이랑은 그렇게 잘하는 것을 가족과 함께는 그렇게 어색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평소에 가족과 대화가 많다던가 그런 경우라면 저와 저의 가족들이 경험한 어색함이 도대체 이해가 안가시겠지만 말이죠.

그렇다고 저희 집안이 엄청나게 문제 집안인가.. 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가 느끼기엔 아주 normal한 집안이란 것이죠. 문제는 normal한 정도가 이정도라는 것. 식구 중 하나가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기 전까지는 가족에 대해 생각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라는 겁니다. 이제부터라도 식구들과 얘기를 좀더 많이 해야겠습니다… 뭐 이번 여행에선 그래도 평소완 많이 다르게 대화도 많았고 부자 당구 시합도 있었고.. 참 “어색”하지만 즐거웠고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