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디자인 가이드 라인

뉴요커 잡지의 표지 디자이너로 유명한 크리스토프 니만. 넷플릭스에서 다큐보고 한번에 팬이 되어  인스타그램까지 팔로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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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를 훑어 내려가다가 그의 스케치를 보고 아 꼭 서울 같으다… 했는데 엄마나. 정말 서울이네. 이건 내가 과연 도시/건축을 공부해서인가 그가 너무나도 뛰어난 디자이너여서일까. 한글이 쓰여있거나 딱 봐도 서울인 랜드마크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이런 스케치 백장 주고 어느 도시인지 맞춰봐 하는 시험을 본다면 낙제 -_-;; 하겠지만 적어도 서울 / 뉴욕 / 뉴저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스케치한 이 거리는 그의 눈에는 참으로 신선했을 것이다. 무슨 차이가 있는걸까.


도시의 가장 넓은 공공공간은 거리이다. 물론 모든 도시 혹은 국가 마다 거리에 관한 법규가 있지만, 그 법규란 것은 파편적으로 쓰여져 있고 단편적으로 발달해왔다. 다시 말해 거리란 도시를 이루는 한 부분 혹은 나머지, 즉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져서 최소한의 규정만을 다른 도시 디자인 요소의 하위 법규로 존재해왔다.

법규란 이거 하지마가 목표라면 매뉴얼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가 목표랄까. 내가 프로젝트를 해본 혹은 찾아본 도시들을 보면 항상 총론으로 시작하는 독립된 거리에 관한 매뉴얼이 있었다. 주로 Complete / Better / Best 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데, 이것은 저 멀리 뉴어바니즘이라는 미국의 전통에서부터 이어져온 유구한 어쩌구 저쩌구 같은 건 별로 재미없고, 쭉 살펴보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사실 서로 베끼고 베껴서 발달해 왔다. 그 중에서 제일 잘 만들어진 것들은 샌프란과 보스톤의 매뉴얼 정도이고, 지금까지 내가 찾아본 매뉴얼들의 링크는 다음과 같다. 사실 저번에 한번 포스팅했었다

그리고 내셔널급으로도 있다.

그리고 오늘의 본론, 글로벌 급으로도 하나 나왔다. 그리고 무료다!

대충 보면 뉴욕시 저번 정권 – 블룸버그 – 가 돈대고 블룸버그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 (콜대 어반 선생님 Skye같은 분들)이 뉴욕꺼 다 했으니까 글로벌꺼 한번가자. 뭐 이런 거 같은데, 다른 매뉴얼들의 총정리 매뉴얼 같은 수준. 만약 거리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이거부터 보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각 도시별 케이스 스터디도 꽤나 충실하고 (청계천도 등장) 게다가 단위가 매트릭이다! 거리에 대한 평가 항목도 있고, 그림도 충실하고 디자인 전/후에 대한 데이터도 충실한 편이다.

아. 그리고 이 책을 쭉 보면 거리의 아이덴티티를 규정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해답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street

block

이런 블럭같은 것들 깔린 거 보면 나름 이쁘다. 나름 처음 페인트칠 했을 때는 안이뻤겠지만 벗겨지면서 색깔 꽤 괜찮지 않나. 중간중간 풀들이 삐져나오는 것도 괜찮고. 패턴 기본 사이즈나 비율도 기분이 좋은 비율이다. 저 시멘트 재료도 개인적으론 굉장히 좋아한다. 껌이 붙거나 담배가 떨어져 있을 때 꽤나 잘 어울리지 않나.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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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 home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가는 길은 원래 지하철이 생기기 전에는 ‘이면도로’에 불과했다. 그 길의 끝에 지하철역과 백화점이 생기면서 그 길을 둘러싸고 있던 건물들은 갑자기 등과 배가 바뀌느라 진통을 겪고 있다. 이제 얼굴을 대고 있는 쪽이니 그 길을 정비해달라고 관련 기관에 무지하게 졸랐는지, 그 길에 가로수와 전구를 박아서 활주로를 만들었다.

극장과 식당들이 바라보고 있는 이 길을 그렇게 급하게 만들다보니 나무를 옮겨심을 수 있는 좋은 계절 – 식목일은 그래서 4월에 있다 – 을 지나 땡볕에서 나무를 옮겨심다보니 그 절반은 “교체 예정”이란 푯말을 달고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극장을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가 있으니 그 거리에 높은 가로등을 설치 못하는 상황이 바닥조명의 아이디어를 낳았으나 그 특성상 툭하면 아저씨들이 낮에 앉아 교체를 하고 있다. 기술적인 한계는 그렇다치더라도 작은 조명으로 밝기를 높히다보니 휘도가 너무 높아 밤이면 활주로가 되고 비라도 오는 밤이면 초현실적인 상황이 펼쳐지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 길의 중간쯤은 “축제의 광장”이라는 알 수 없는 푯말도 달려있다. 그 가운데에는 그런데 왜 잔디 화단을 두었는가는 더욱더 알 수가 없는 일.

급하게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야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도시라는 곳은 그런 일을 해서는 안되는 곳이다. 도시는 특정 시점의 목표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하루의 과정이 그 목표이기 때문이다.* 평등한 도시 자원의 분배는 공간간에도 적용되어야하지만 시간대에도 적용되어야한다. 2005년의 10월 ‘목동중심축도로’를 걷고 있는 나도 2010년 10월 ‘목동중심축도로’를 걷고 있는 나도 공평하게 정상적인 거리를 걸어갈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2010년에도 여길 걸어야할지는 의문이다.

광주 도시 계획 galaxity에서 시점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탁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치적인 이유였다하더라도 ‘아시아’, ‘문화’, ‘중심’ 등의 단어에 대해 완전히 책임을 지지 못한 것은 여전히 문제라고 생각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