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옛날에 다 확인한 거구만. 또 다시 찾게 만들어. 평소같으면 가볍게 씹고 넘어갔을테지만, 런던의 5성호텔 요리사 얼의 문제제기이니 꼭 집고 넘어가기로. 이런 쓰잘데기 없는 종류의 진실은 딴지가 최고.

[별걸다디벼보기] 감자탕에 감자가 그 감자가 아니란 말이여?
양돈협회: 제가 알고 있기론 감자탕은 돼지 등뼈를 고아서 감자와 야채를 넣고 끓인 음식이구 돼지에는 감자라는 부위가 없습니다. 더 정확하게 알아본 후 연락드릴께요. / 제가 육가공 관련업에 종사하시는 분을 통해 알아봤는데요. 그런 명칭은 없다고 합니다.

딴지가 아니라면 아닌거다. 그나저나 감자탕과 감자뼈는 너무 설득력있어서 사람들이 금방 금방 넘어가는 단골 메뉴. 네이년 지식인 등지에도 그 대답이 절반 절반이라고 한다. 또다른 감자탕 논란 블로그를 따르자면 ‘감자탕이 인기가 좋아지면서 돼지 등뼈에 들어갈 부분을 감자뼈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 다시 말해 감자뼈가 들어가서 감자탕이 아니라 감자탕에 들어가서 감자뼈인 것이다. 이 기회에 양돈협회 홈페이지에 감자탕의 유래. 이런 페이지라도 만들어 두면 좋겠구만.

왜이리 감자가 없냐며 감자탕집 주인에게 백날 감자탕의 유래를 물어봐야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올리가 없다. 감자가 줄어들면 민심이 흉흉해지고 사람들은 의심하게 되고 그럴듯한 소문을 믿게 된다. 내 감자 내놔! – 실은 감자가 줄고 뼈다귀가 늘었잖아! – 그것은 감자의 잘못도 아니고 감자뼈의 잘못도 아니다. 네이년의 잘못도 아니고 위키피디아의 잘못도 아니다. 의심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의심하는 권위에 자신의 모자란 감자를 위탁하는 버릇에 익숙해진 사람들 탓이다.

권위는 어디에 있는게 아니라 의심하여 찾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믿을 거라곤 딴지뿐.

삼우제

술자리에서 와이파이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다들 와이파이 와이파이 하는데 뜻은 아무도 몰랐다. 의문을 제기한 형은 뜻 모르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이야기했었다. 거기서 또 안다고 나서면 뭐가 맨날 아는 척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와이어리스 피델리티라는 것과 뭔가 모르게 하이파이랑 연관있다는 것만 알지 정확히 왜 그렇게 이름지었는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넘어갔다. 그게 대단한 잘난 척꺼리도 아니지만 뭔가 술자리라는게 또 그렇다. 어쨌든 평소에 그런 새로운 용어가 나오거나 약어로 만들어진 것들은 꼭 찾아보곤 한다. 말의 뜻에 집착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알고는 있는게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은근 그 형과 인생에 있어 비슷한 불쾌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기뻤다랄까. 불쾌 공동체 정말.

물론 인생 그리 철저히 살지는 못해서, 대충 찍을 수 있는 녀석들은 그냥 넘기곤 하는데, 삼우제 역시 그랬다. 난 “삼오제”로 알고 있었고, 혹시 이것이 돌아가신뒤 오일쨰, 출상하고 삼일쨰라는 숫자에 집착하게 되는 미신적 습성으로 만들어진 이름 정도로 치고 그러려니 했다. 마침 사촌 동생들과 모인 자리에서 내가 물었다. 삼오제 뜻이 뭐냐. 했더니 다들 삼우제 아니냐고. 재환이는 게다가 삼오제인지 삼우제인지 몰라 문자를 보내기 전에 네이버 뒤져봤다고. 아 그러냐. 하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삼우제였더라. 게다가 날짜랑 상관없다고.

신기한 건 나 역시 어디서 ‘삼오제’란 말을 들은 것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잘못 알고 있었다라는 것. 삼오제의 설명은 쉽고, 삼우제의 설명은 어려워서인걸까. ‘ㅏㅜ’로 발음하는 것보다 ‘ㅏㅗ’로 발음하는 것이 더 쉬워서일까. 왜 타블로 학력이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을까.

덕택에 이틀인가 삼우제로 제대로 알고 있던 동생은 나한테 속아서 삼오제로 잘못알고 있었다. 감자탕이 감자뼈라는 등뼈 부위의 이름이라는 헛소문도 나땜에 믿고 있었다.

아니 그렇다고 무식한 상놈이라고까지 할 건 없잖아. 심지어는 사모한다고 사모제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감자탕 스팸

감자탕은 일반적으로 2인분으로부터가 됩니다만, 【오잣쿄】에서는 4월부터 런치에 새 메뉴로서 감자탕을 추가했습니다. (꼭)정확히 혼자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요금은 900엔입니다. 재료도 최고급재료를 엄선해서 사용했습니다. 아무쪼록 친구분을 유혹 위, 발길을 옮겨서 보지 않겠습니까?

감자탕 먹고 싶다고 했더니 일본에서 스패머형들까지 다 도움을 주시네.

뼈다귀 저주

뼈다귀(해장국혹은감자탕을먹고싶어미치겠는) 저주에 걸려있는 동시에, 점심 시간이니 히끼는 같이 밥먹을 만한 사람을 찾을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 네이버는 뒤져도 뒤져도 동네 근처에 감자탕집은 없다. 그리고 평소엔 그리도 많던 감자탕집은 먹고 싶어지면 하나도 안보여.

다 포기하고, 편의점에 담배나 사러가야지하고 나왔는데, 아 이제 덥다. 어제만 해도 안그랬는데. 이럴땐 역시 네스티 복숭아맛.

대학교 1,2학년 때, 대부분의 수업이 있던 공대 건물 (5’건물 혹은 시계탑건물 등으로 불리운다.) 까지 올라가려면 산을 타야했다. 물론 정상에는 인문대가 있고, 시계탑 앞에서 더 위로 가는 분들을 보며 불쌍하다는 눈빛 한번 날려주고 돌아서서 자판기에 가서 처음 마셨던게 네스티 복숭아맛. 헉헉거리고 올라오는 동안 모든 냄새가 코에서 사라져서 0 상태가 된 순간이었으니, 캔을 따자 마자 ‘음료’라는 데서 향이 난다라는 걸 처음 알았다고 할만큼 놀라웠다. 그 이후론 갈증이 날 때면 반사적으로 그 싸구려 복숭아향을 원하게 됐다.

편의점에서 500ml 네스티 복숭아를 들고 계산을 하려니 점원이 이건 하나 사면 하나 더 준다고. 세상에. 이 소중한 걸 두개씩이나. 1리터나 되는 네스티 복숭아를 들고 편의점을 나왔는데, 세상에. 이 골목에 감자탕집이 있었어. 이 큰 간판을 왜 못본거지. 혼자라도 먹는다고 비장하게 들어갔는데, 세상에. 포장된다 포장. 아아 뼈다귀 해장국과 네스티 1리터를 들고 행복하게 귀환. 오늘은 왠지 행운의 날인 것 같아.

하고 집에 와서 보니 뼈다귀 해장국에 밥을 안줘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