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 주말

주 초, 민상님은 픽스님과 JFK에서 아련한 교차를 하고 뉴욕에 오셨다. 2박 3일의 출장에서 하루 저녁을 빼서 뉴저지 한식을 드시고 가셨다. 역시 입이 짧아서 입맛을 맞추기가 영 쉽지 않다. 민상님은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그리고 드디어 솔이는 울지 않고 유치원 등원에 성공하였다. 심지어 플루샷을 맞을 때도 안 울었고, 정기 체크업을 위해서 피검사를 하는 데도 잠깐 울고 끝. (나중에 주사를 맞아서 아팠다고 몇번 얘기했으니 아프긴 아팠나 보다.)

픽스님과 민상님이 다녀 가시고 피곤했는지, 니자가 목이 아프다고 하더니, 주말 내내 목에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그래서 간만에 이번 주말은 칩거.

레고 삼촌 다녀가신 후에 레고에 조금 더 관심을 보였다. – 그래도 아직은 3세 어린이에겐 좀 힘든 놀이가 아닌가 싶어서 ‘레고적인 놀이’는 조금 더 나중에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주사를 맞는 것이나 병원을 가는 것이 대견스럽긴 하지만, 여전히 어디 한번 나가려면 뒹굴 뒹굴 이 꼬라지. 그나저나 픽스님이 오시면서 바론이 형의 옷을 왕창 받아왔는데 확실히 스타일 좀 아는 엄마의 선택이라 그런지 하나 하나 다 이쁘다.

작년에 쓰던 모자 다시 씌웠는데, 이제 딱 맞아서 내년엔 못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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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도 이제 조금더 논리적이라, 저 옷을 내 렌즈에 걸어야 한다고 하다가 찍힌 샷. 렌즈 건드리면 안되는 이유를 열심히 설명했지만, 아무래도 안 먹히는 것 같다.

마트에서 Pocky 홍보 언니의 친절함에 당해서 두팩을 샀다. – 대형 포키 풍선도 주셨어.

솔이만 보고 있으면 정말 빨리 크는 것 같지만, 형 누나들이랑 노는 것을 보면 역시 애는 애다. 도대체 이제 솔이랑 뭐하고 놀아줘야하나 싶을 때가 있는데, 형 누나들 놀이를 보니 아 앞으론 저런 걸 하고 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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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점심에 햄버거가 너무 먹고 싶어서 계속 솔이한테 햄버거 먹으러 나가자고 꼬셨는데, 나가기 귀찮다고 해서, 옳지 이번 기회에 Uber Eats를 써보자. 하고 앱을 설치하고 열자마자, ‘5분 내로 주문하면 배송료 공짜!’가 떠서 너무 급하게 내용도 안보고 급하게 시켰더니 이런 대박 아이템이 와버렸다. Wayback 버거라는 데서 트리플 트리플 버거라는 걸 시켰는데, 패티와 치즈가 9장이 들어가 있는 도전! 음식이었다. 중간에 패티는 나중에 반찬으로 먹어야지 하고 빼두고 맛있게 먹었다.

Pix in 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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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스님 왔다감. 9/28 – 10/9

Original Pancak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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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Bridge Park

Empire Store, Manhattan Bridge

Union Square, Madison Square Park

La Tabat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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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는 픽스 삼촌 갔다고 월요일 아침부터 울었다고 한다.

Washington Squar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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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 some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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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F. Wagner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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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tery Park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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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저녁은 바쁘게.

조카들에게 인기 만점 – 또 놀러 오세요.

Photos 에러

10월 1일 포스팅을 위해 Photos 에서 사진을 왕창 익스포트해서 올렸다.  갤러리 타입으로 썸네일을 만들어서 사진 하나 하나를 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사진 하나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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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렇게 생긴 사진이고, iPhone 7+ 에서 (최근에 iOS 11에서 베타 딱지를 뗀) 포트레이트 모드로 찍었다.

그런데 최근 업데이트된 High Sierra의 Photos 에서 익스포트해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다. 대량으로 JPG 익스포트를 해서 그런 건가 해서 이 사진만 따로 익스포트 해보았는데, 같은 결과였다. 물론 원본은 문제가 없긴 한데, 왜 이런 괴상한 효과(?)가 더해졌는지 모르겠다. 이번 업데이트에 나비족이 참여한 것이 아닌가

 

201709 정리

9월에는 항상 하는 뻘짓으로, 9월의 가장 많이 들은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고,

물론 애플뮤직 버전도 여기 – 201709 – Sunghwan Yoon


또 다른 뻘짓으로 흑백 사진 모음집을 만들었다. 딱히 흑백에 큰 애착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닌데, 이렇게 저렇게 비슷한 톤을 잡아보려고 노력하고 그게 쌓인 걸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사실은 아래와 같은 인덱스샷을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2017-09-29-16-07-sunghwanyoon.tumblr.com.png

주소는 http://sunghwanyoon.tumblr.com/이니 많이 즐겨찾아주시라!

실패

주변을 관찰하면서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하지 못하는 경우를 가끔 목격할 수 있다. 당연히 가끔이다. 귀납적인 결론을 찾아내는 정도의 관찰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과정의 윤리성과 결과의 성공여부의 필연적 관계성 자체를 의심을 하곤 한다.

좋아하던 배우이자 감독인 어떤 분은 몇개의 VFX 스튜디오를 문닫게 했다고 한다. 계약을 체결한 사람의 문제일 수도 있고 프로듀서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내가 들은 바로는, 진행 과정에서 결정은 미뤄졌고 대안은 수없이 늘어났다. 그에 대한 비용은 지불되지 않았고, 그려지지 않은 그림을 누군가에게 그리도록 만들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의 윤리적인 문제가 예술적인 성취도와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의 마지막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고, 나는 그것이 그동안 그가 쌓아온 내적인 적폐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나는 그가 만들어왔던 감동적인 영화와 그가 연기한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모두 공허하다고 느꼈으니, 최소한 그는 나에게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