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가 이를 뺐어요. 앞니 하나가 흔들리길래 이제 슬슬 뺄 때가 되었구나하고 집에서 실로 잡고 문고리 여는 즐거운 행사를 할 생각에 들떠있었어요. 그런데 다음날 보니 흔들리는 이 뒤에 바로 새 이가 보이기 시작하는 거에요.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치과에 가서 발치를 해버렸어요. x-ray를 보니 벌써 새 앞니 두개가 거의 다 나왔더군요. 흔들거리는 이는 가볍게 쏙 빼고 옆에 있는 이까지 마취를 하고 뽑았어요.
간호 선생님이 어금니 모양의 목걸이 통에 담아준 유치 두개를 담아줬어요. 왠지 아가 시절의 아가를 담아두는 것 같아서 몇번이고 꺼내서 만져봤어요.
제가 어렸을 땐 아버지가 앞 집 지붕에 던지고 새 이가 잘 나도록 기도하면 까치 가 가져가고 새 이를 준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아가가 이미 새 이가 나와버린 걸 봐버렸으니, Tooth fairy의 미국 전통도, 앞 집 지붕에 던지는 한국 전통도 설명하기 난처해져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