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와서 아침엔 춥더니 퇴근길엔 나만 코트를 입고 있었다.

- 퇴근하고 오니 신발도 벗기 전에 솔이가 달려와서 자기는 봄이 와서 벌레와 꽃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이제 봄이 되면 애벌래들이 날아 다닌다고 했다. 그리고 꼬리에 불이 나는 벌레는 이름이 기억이 안나 못그렸다고 했다. 작년 여름에 베란다에 넘어 왔길래, ‘반딧불이 솔이한테 인사하러 왔네.’ 했던 게 꽤나 강렬한 기억이었나보다. 구지 반딧불은 여름에 오는거야같은 이야기는 안해도 됐지 않았나 싶다. 단어에 걸맞는 기억을 갖게 된 것 같아 고맙다.
- 이제 냅두면 이것저것 무언가 만들고 논다. 자기 맘에 들면 벽에 붙여두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만들고는 화산섬 같은 이름을 붙이는 능력도 생기는 것 같다.
- 가끔 물컵이 없는 곳에서 치카를 할 때 손으로 물을 떠서 먹여주면 매우 신기해 했었다. 솔이도 오늘 손으로 물떠먹기에 성공했다. 한손으로 잘 안되길래, 두 손으로 해보라고 했더니 후루룩 제법 마셔냈다. 능력치 추가된 것이 자기도 기분이 좋았는지 연거푸 가글을 했다. 이제 자러 가자고 두번 말할 때까지 계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