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베일 타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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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셰프님 댁의 노스베일에 갔다가 모든게 공짜라길래 노스베일 101주년 타운 데이란 걸 가봤다. 자다 깨서 안아달라고 해서 왠만하면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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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절대로 시도를 하지 않는 성격이라 이거 해볼래 저거 해볼래 설득은 해보지만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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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차는 좋아한다. 기차타고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은 나도 자다깨서 정신이 혼미했으나, 공짜로 나눠주는 스타벅스 파이크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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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초빙 밴드의 연주가 계속 되었다. 일렉 한명 보컬+어쿠스틱 한명이었는데, 조금 컨트리에 조금 블루스. 너무 미국이신 보컬은 낭랑하니 노래 잘했고, 기타분도 참 구수했다. You can’t get what you want 같은 걸 부를 때는 아 정말 미국임이 뚝뚝 떨어졌다. 롤링스톤즈는 영국 밴드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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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뭐 별로 타거나 한 건 없지만 원래 운동장인 곳에서 치뤄진 행사라 잔디가 좋았다. 아무 생각없이 일단 뛰는 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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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제 집에 가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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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데이빗은 이런 너무 미국스런 놀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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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도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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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버티면 오래 버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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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률이 빠르면서 동시에 인기가 높은 어트랙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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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좀 재밌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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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셰프님이 찍어주신 가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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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와중에 브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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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단체 사진의 정석을 놓치지 않고 있다니 대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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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둘이 가고 있었는데, 엄마가 빨리 가버리니까 바닥에 주저 앉아 울었다. 유치원 등원 이후로 엄마가 좀 멀어진다 싶으면 되게 오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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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둘이만 커플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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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괜히 조금더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그랬다.

낭만/낭비

나에게 고등학교 생활이 어땠냐고 묻는다면, “수업 중에 베를린 천사의 시를 봤으니 이 정도면 성공적인 것 같아.” 라고 말할 수 있다.

당연히! 결단코! 베를린 천사의 시가 나의 인생을 바꾼, 적어도 가장 감명깊은 영화일리가 없다. 처음 VHS 테입으로 본 일본 AV가 준 충격의 흥분이 +100이라면 베를린 천사의 시가 준 충격적인 지루함은 -100에 해당할 것이다. 아직도 전체 내용은 모르겠고 다시 볼 생각도 없다. 게다가 그 독일어 듣기 수업을 진행한 선생님은 이름도 기억이 안난다.

그 선생님의 수업 결과는 실패였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한 그 수업을 들은 6개의 반 학생들 중에서 잠들지 않은 자는 없었다. – 아무도 그 영화 후반에 컬러가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으니까. – 나에게도 감동이 없었고 (봐야 감동이 있지!) 그러니 그 선생님의 시도도 실패일지 모르지만, 나는 지금도 그런 걸 (순진하게) 들고와서 “얘들아. 이거 좋은거야. 한 번 봐봐.” 라고 하는 시도를 하는 사람을 봤다는 것, 그런 낭만적인 낭비를 서슴치 않는 사람을 겪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 외에도 지금 전혀 기억나지 않는 다른 방식의 원주율Ω의 증명을 보여주셨던 조계성 선생님이나 당신이 직접 찍은 문화재 사진들만으로 수업을 했던 박건호 선생님, 뭐 그냥 모든게 낭만이었던 신상원 선생님. 그런 분들의 비효율적인 멋스러움, 그러니까 그들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 수업을 만들려던 고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양심같은 것들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아, 그리고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도 하나 있다.

Als das Kind Kind War…. 아이가 아이었을 때…

이거 약간 무슨 주문처럼 계속 중얼 중얼 거려서 뭔지 몰랐는데, 시란다. 유명하단다. 정말 시간이 너무 남아서 할 일이 없는 사람은 영화에 나오는 시를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역시, 한글 번역을 읽어보는 게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