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부부 사이에 매우 생산적인 토론을 한다. 예를 들면, 언어와 사고의 관계와 같은. 나는 대체로 언어가 우선이라는 쪽이고 니자는 언어는 뒤따른다는 쪽에 가깝다. 당연히 어떤 결론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가 말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원하지만 그렇지 않는 미묘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도대체 Van Saun Park 이건 뭐라고 읽어야하는 지 알 수 없으니, 브롱스 파크를 갈까 하다가, 점심시간이 가까워진 관계로 가까운 Van Saun Park에 갔다.
쟤 또 뭐래니
브롱스주에 비하면 이곳 동물원은 동네 동물 병원 수준이라 동물원 빨리 돌고 기차타고 회전 목마로. 실은 아빠가 더 좋아한다.
아아 아빠들이란.
자리를 바꿔서 한 번 더 타고. 솔이는 ‘회전목마 끝나고 집에 가기 싫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미 회전 목마를 타면 오늘 루틴이 끝난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동물원이 허접하니 어차피 집 앞에 있을 놀이터에서 체력을 방전시킨다.
햇볕이 뜨거워서 금방 지치기에 좋다.
이제 왠만한 놀이터는 특별한 도움없이 질주한다.
거꾸로 가지는 말자.
해가 너무 밝아서 미끄럼틀이 반사판이 된다.
애들 점심만 싸와서 아빠들은 배가 고팠다.
벌써부터 내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녀와서 자고 일어나니 하루가 갔다.
토요일 점심을 못먹은 한을 풀고자 일요일은 아침부터 쯘쯘이네 집으로 가서 한끼 줍쇼를 하기로 하였다. 남에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기 전에 용모를 단정히 한다.
메뉴의 목표는 오리지널 팬케잌 하우스의 재현이었습니다.
심지어 식빵도 집에서 만들었으니 그야말로 가정식.
빨리 먹자고 보챕니다.
얻어먹는 주제에 조용해.
알고보면 안해본 일 없고 안먹어 본거 없고 안보는 거 없으신 척척 박사 신바람 최박사님의 영도로 마련된 브런치. 어제의 점심 스킵의 한을 담아보았습니다.
밥 주세요
(음악은 쇼우미더머니)
서빙도 해야함.
빨리 내놔!
팬케잌에 발라 먹는 저 버터랑 휘핑크림같은 거 다 집에서 만드는 건 줄 몰랐음.
잘 먹었습니다.
아점을 너무 빡시게 먹고 집에서 뻗고 보니 저녁도 안먹고 하루가 감. 결론적으로 이번 주말은 짧게 먹고 길게 잤다.
이제 여름이 끝났다. 감사한 여름이었고, 즐거운 가을이 오면 좋겠다.
2 responses to “Van Saun Park + 브런치”
다른건 몰랄도 거꾸로 가는건 아빠 닮았군요
[…] 그리고 (물론) 많이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