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는 마지막 날이었다. 토요일은 비행기 타고 떠나는 날이었고, 일요일이면 집에 도착해서 월요일엔 모두들 출근을 해야한다.
어제는 간략하게 와이키키 해변을 즐겼으니 진정한 관광객이라면 Hanauma Bay에 가야 한다. 베이인지라 파도가 잦아들고, 경사가 심하지 않고 수심이 깊지 않은데 바위와 산호가 많아서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만 있으면 서서 고개만 숙여도 커다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제 만났던 리아와 솔이는 모래 사장이 넓고 깨끗하고 물이 깊지 않아서 모래 놀이하면서 놀기 좋고, 삼촌과 작은 엄마처럼 물에서 운동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은 스노클링하기도 좋다. 물론 운동과 이런 활동에 적극적인 할아버지에게도 좋고 잠깐 물에 들어갔다가 모래 찜질을 하고 있는 쪽인 할머니에게도 좋았다.
이곳은 Nature Preserve 로 지정되어 있어서 주차장도 제한적이고 (인스타에서 @minsang 님의 커멘트처럼) 입장 전에 교육 영상을 시청해야한다. 그래서 일찍 오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7시 정도까지 가야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이 말이었구나. – 그런데 우리가 입장을 못할 뻔. 했다. 주차장이 다 찼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관리 요원의 안내를 보고 이를 어쩌지. 하고 조금 지나가서 view point 라고 써있는 곳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여행에선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법이다.
하지만 꿋꿋하게 사진을 찍는다.
에 그게 뭐야
그것이 여행이란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 어떠한 상황에도 사진을 찍는 것.
아빠의 머리 크기가 아무리 크게 찍힌다고 해도 말이지.
좀 가려봐봐.
보아라 아들. 엄마는 아직도 사진을 찍고 있단다.
엄마는 대단해.
여기서 잠시 시간을 때우고 혹시나 나가는 차가 있나 기회를 노려서 들어가 보기로.
사실은 주차대수가 제한된 것이지 걸어들어가면 된다는 것을 입구에 가서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리고 차를 멀리 두고 운전자만 우버타고 들어오는 걸로.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바다란 게 얼마나 아름다운 건지
아무도 관심이 없고 잡담을. 무슨 얘기했지?
여행의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짜낸 제수씨는 쉬지 않고 검색 중.
여차저차해서 결국 들어왔다. 교육 비디오 시청에서 애기+유모차 조합으로 열외. 한번 교육받고 사인업하면 1년 동안은 교육을 안받아도 된다고.
리아네는 먼저 들어와 있었다.
70대 래쉬가드의 간지
수영복 색깔은 좀 에러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만
항상 운동을 하시는 몸이시다.
그리고 솔이 어머님은 하나우마 베이를 영접하시고 기쁨에 울부짖으시는데
이렇게나 기쁘신가 이것은 흡사 H20 4집 앨범 커버를 연상시키는 역동감!
아들도 역동적!
리아 아빠가 빡시게 돌주워서 쌓았으나 이것이 사상누각. – 그런데 무너질 때 더 재미있어 하니, 사상누각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닌 듯 싶다.
신나요 신나. 사진을 찍으니 더욱 신나요.
자 이제 프롤레타리아들은 성안에 있는 부르조아를 위해 성을 쌓거라
그러므니굽쇼 부르조아님들
(육아) 노예들의 뒷모습
이것이 자본주의다!
열심히들 하라규!
나는 부르조아님이시다!
물이 밀려온다 피해!
이 노예 녀석 어서 성안으로 들어와서 물을 막아랏!
성은 무너졌지만 리아 기억 속에 하나우마 베이는 영원하길. 1년 이내에 다시 오면 교육 면제. 그렇게 리아네와 빠빠이를 했다. 세식구 모두 한국 가서도 건강하길.
반나절 해수욕을 즐기고 나왔으니 사진.
우리 가족도 모두 너무 너무 즐거웠고 아쉬웠다.
아쉬우니 어이 이봐 미국인 사진 찰칵 오케이?
키가 크니 높은 각도에서 잘도 찍는구나. 미국인은 쓸모가 많다.
하나우마베이는 필수 코스가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모든 지명이 이렇게도 일본인 발음에 좋게 되어있는 것일까. 괜히 일본형들이 하와이를 사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One response to “하와이 7/21 하나우마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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