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바로 할레아칼라 국립 공원으로 이동.
산에 가는 것은 1. 귀찮고 2. 귀찮다. 그렇지만 일정에 있으니 갔다. 더군다나 국립 공원이란 것이 가지는 이미지란 게 뻔하지 않겠나… 싶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우이의 숙소에서부터 휴양지의 선입견이 벗겨지기 시작했고 할레아칼라에선 완전히 무릎꿇었다. Sublime, 경외란 것을 자연을 바라보면서 태어나서 처음 느꼈다. 정말로 처음이었다.
다들 점심 먹고 식곤증+차멀미로 뒤에서 헤롱헤롱하는 동안 내가 운전을 하면서 꼬부랑길을 올라가면서 매 턴마다 달라지는 풍경에 조금씩 조금씩 없던 기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직으로 만들어진 지구 단면을 다른 장치없이 그대로 눈으로 느끼는 한시간 사십분의 드라이브.
10,023 ft., 3,055 M 삼천 고지까지 겨우 올라왔는데, 그동안 커진 기대가 실망으로 – 아니 구름으로 아무것도 안보여.
에잉 사진이나 찍자
전망대에서 보이는 건 깊이를 알 수 없는 하얀 구름 뿐. 에잉.
어라.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저기에 또 뭐가
오오 뭔가 보여
관광객의 얼굴에도 희망이
우리가 구름 위에 있다.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가 세상에 몇군데나 더 있을까. 정말 짱이에요. 꼭 가보세요 여러분.
개인 여행을 가서 얻는 것이 있고, 가족 여행이라서 의미가 있는 것이 있고, 아이와 함께 가야 하는 여행이 있을 텐데, 여기 정상에 올라와서 모든 것을 다 충족했다라는 느낌. 그냥 여기까지 보고 집에 가도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가족 모두가 온 여행이니 볼만큼 보고 내려왔지만, 혼자였다면 김밥 싸가서 하루 종일 앉아있다가 오고 싶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중간에 있는 트레일로 걸어서도 좀 올라와 보고 싶었다. – 차로 한시간 사십분 올라오는 거리이니 중간에 캠핑하는 장소도 있고 트레일도 정해져있었다. 히치하이킹을 하는 장소도 정해져 있었다.
물론 가족 사진 먼저
찍고
또 찍고
또 찍는다.
다시 구름이 온다.
알고보니 구름이 계속 왔다갔다 하고 날씨도 계속 변하는 곳. 안개비도 왔다 말았다 하는데, 알고보면 구름 속에 있는 것이니 당연한 것.
날이 갠다 또
고프로도 찍는다.
그러고 보면 구름도 멋있다. 딜러스코피디오의 Blur는 이에 비하면 쨉도 안됐을 걸. 나 자연 뭐 이런 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건 그냥 ‘자연’ 어쩌구 그 이상이었다니까.
어찌됐건 ‘하와이’ ‘하와이’
돌면서 유희열 풍으로 찍었는데 결과는 보지 못했다.
이런 데는 뭐 영상 찍고 사진찍고 해봐야 다 소용없고, 그냥 봐야 된다.
다른 전망대로 오니 또 날이 갰다.
사진을 찍습니다.
아버지가 찍은 사진. 아버지는 사진도 잘 찍으셔요.
저 구름들이 막 빙글 빙글 돌고 있었다.
구름 위에 있는 기분. 말 그대로 구름 위에. 그리고 이건 비행기 타고 구름 위에 있는 거랑은 또 다르다.
사실은 화성같은데 와 있는 기분. 지구가 아닌 것 같아.
돌 좀 주워와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가 말았다. 여기서 무엇하나 건드리면 안될 것 같은 기분. 정말 짱이에요. 꼭 가보세요 여러분.
그 와중에 엄마는 꽃을 발견했다.
솔이가 나중에 기억 못하겠지만 가슴 깊이 어떤 감정으로 기억에 남으리라 – 따위는 됐고. 사진이 증거.
내가 하와이를 언제 가봤어. 같은 말이 안나오도록.
해발 3000미터 가봤다니깐.
그리고 겁나 뛰어다녔어.
구름 위를 걸어다녔다니까.
에이 뻥치지마. 할 것 같은 표정.
올라갔으니 내려옵니다.
물론 엄마는 열심히 사진을 찍습니다.
또 뛴다 또.
이거 실화냐
해발 3000미터에서 아들과
3000미터 알게 뭐냐
발맞추어 걷습니다.
이걸 정말 기억하면 좋겠다. 다시 와볼려면 돈 많이 들잖아.
여행 실무진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
엄마 독사진
가족 사진. 뒤에 보이는 건 나사의 천문대라고. 나사. 나사!
카메라를 봐라 아들.
해발 3000이니 사진 좀 찍자.
카메라를 보라구
끝까지 안보네
그럼 카메라가 내려간다.
고독한 화성맨
혼자 딴데 올라가서 사진찍고 오신 고독한 포토그래퍼의 모습이시다
신혼 부부는 아직도 신혼 신혼해
하늘 합성이네 – 아이폰에서는 이렇게 암부디테일 보이는데 피씨에선 안보이는구나.
알고보면 인물 사진 찍기에도 최적의 장소
돌맹이 관찰
뭐 어딜가나 뜁니다
할아버지랑 사진 좀
엄마도 사진 좀
엄마 노멀한 표정 좀.
배경 합성이야 합성. 막 반지 제왕 찍어도 될 것 같아.
사진 좀 찍자니깐.
쉬크하게 프레임 밖으로
국립 공원이라면 이쯤 되야지.
모르긴 몰라도 뭔가 이런 저런 영화에서 여러번 나오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그 배경에 사진 한방 찍자.
역시 풍경 다 됐고 셀카
할머니의 훌륭한 낚시
바람 많이 분다.
딱 매트 촬영인데
합성 아닙니다. 정말 짱이에요. 꼭 가보세요 여러분.
아빠 노멀한 표정 좀
각자 다른 델 보고 있다
여기를 보고 있군 이건 누가 찍은 거지
거의 프로파간다 풍 단체 사진 나올 뻔 했는데
이건 누가 찍은 거지
무섭긴 무섭다고 한다.
아래 한번 보더니 목을 꽉.
이렇게 붙으면 아빠가 뭐가 되니.
이건 제수씨 카메라인가.
연출 단체 사진도 한 컷
잘 하면 메탈 앨범 커버 사진 풍 하나 만들 수도 있었는데. 정말 짱이에요. 두번 말합니다. 꼭 가보세요 여러분.
저 돌산은 뭔가 제단 같아 보이기도 하고
자 이제 내려가자 드라이버.
정말 짱이에요. 세번 말합니다. 꼭 가보세요 여러분.
내려가는 길엔 재환이가 운전해서 나는 구름 구경
3 responses to “하와이 7/17 할레아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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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 것이다. (심지어 자연의 스펙터클을 감상하기 위해 여행하는 것 같은 건 하와이 이전엔 거의 ‘할 일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 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