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7/16

일년 전에 온가족이 서울과 뉴욕의 중간쯤에서 만나자고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었다. 거의 1년 동안 비행기표를 체이스 카드의 포인트 모아서 구해둔 것 외에는 아무 준비를 하지 않았다. 휴가 여행 혹은 휴양지에 시큰둥한 탓에 기본적인 마음의 세팅은 오랜만에 가족들 만나고 솔이가 재밌게 노는 것을 위해 나는 후덥지근한 날씨에 불편한 잠자리를 감수하고 쉬지 않고 모래를 털어내며 벌레들과 싸워야겠구나. 정도였달까.

여행 시작 얼마전부터 일정을 확인했다. 이런 준비류에 최강인 제수씨가 철저한 일정과 예약을 진행했었으니, 미안한 마음에 이런 저런 검색을 해본 정도가 다였다. 기대도 없었고 고생할 각오만 있었던 것이다. 2살짜리를 데리고 10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내리자 마자 첫 숙소로 비행기를 갈아탈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뉴왁 공항에서 호눌룰루까지 10시간 동안 아들은 다행히 잘 자며 기내 비디오에 있는 car를 네번 정도 보면서 잘 지냈다. 막판에 내리고 싶다고 조금 징징대긴 했지만 기다리라고 하니 이것저것 먹으면서 참 잘 버텨주었다.

다만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자버리는 바람에 비행기를 탔다는 것을 알지는 못하고 비행을 해버려서 오기 전부터 비행기 타는 것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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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하와이다.

호눌룰루 공항에서 바로 마우이로 다시 이동했다. 작은 비행기에 짧은 비행시간이라 창가에 앉았으니 꽤나 신나했다.

드디어 가족들을 만났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삼촌과 작은 엄마를 만나서 함께 숙소로 이동했다. 하루를 이동에만 보낸 탓에 중간 중간 자다 깨다를 반복하니 저절로 시차 적응이 되버렸다.

아버지가 숙소에서 찍은 사진.

다행히 숙소인 Aston Kaanapali Shores는 대가족에게 매우 훌륭했다. 세 가족이 함께 쓰는 스위트룸을 잡았는데, 두면의 발코니에 한쪽으로는 해변이, 한쪽으로는 숙소 풀장이 보였다.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았고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해변에선 간간히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나 몇몇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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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손자에게 잘보여야한다는 일념에 아들 내외에게 물어봐서 준비한 리모트 컨트롤 맥퀸과 크루즈는, 손자에게 몇번이고 뽀뽀를 받을 수 있었으니 성공적인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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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하와이 7/16”

  1. […] 첫날은 이동하는 날이었고 이틀째, 파도 소리 들으면서 일어났다. 간단하게 식구들에게 아침을 차려줬다. 이런 기회가 좀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 먹고 뒹굴 뒹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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