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에 젊은 중간 보스가 형님들을 모아놓고 하는 결혼식에 다녀왔다.

피로연 중 한인 교회는 어딜가나 비슷한 것 같다는 한 하객의 평을 듣고는 한정된 재화와 취향이 만들어낸 건축적 유니버설리티 따위를 생각하고 있다가 그만 두었다. 적당한 식순이 끝나고 비빔밥을 해먹기 좋은 반찬들을 챙기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애프터파티를 뒤로 하고 일하러 먼저 집으로 기차타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번 ‘결혼은 가장 인칭적이자 비인칭적인 사건입니다.’ 라는 자형민재 결혼식 주례사가 떠올랐다. 같은 주례셨던 함선생님의 내 결혼식 주례사는 ‘애를 많이 낳아라.’ 였고 자세한 내용은 기억도 안나지만, 어느 결혼식을 가든 ‘인칭이자 비인칭’ 주례사는 꼭 떠오른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인생의 형식에 관해 깊이 생각하기 싫을 경우에 -마치 프로그래밍의 라이브러리나 캐드의 블럭처럼- 몇단계의 생각을 대체해주는 편한 문장이기도 하다.
윤아씨와 다슬씨도 즐겁게 잘 살 것 같아서 다행이다.
One response to “결혼식”
형님! 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