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받는다는 틀린 표현이고 벌받는다가 맞는 표현이라고 배웠고, 안 배웠다 쳐도, 상식적으로도 죄는 잘못한 거고, 벌은 죄졌다가 걸리면 받는 거니까 벌받는 게 맞지 암. 그런데, 뭔가 ‘죄받는다’라는 말을 보통 쓰시는 분들은 허리가 구부정한 시골 할머니들 풍이시거나 아줌마 파마를 하고 무서운 얼굴을 하신 교회 아주머니들이 사용하는 장면이 떠오르지, 20대 귀여니 소녀가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다 보니, ‘벌받는다’라고 하면 정말 속세의 판사가 구형하는 혹은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혼나는 ‘벌받는’ 느낌이고, ‘죄받는다’ 하면 지옥엘 가거나 무슨 저주를 받거나 하는 느낌이다. 만약 어떤 공포 스릴러 영화에서 김영옥 욕쟁이 할머니가 서낭당를 뒤지는 주인공을 향해 “에이 그러면 벌받아” 하면 그 작가는 죄받어.
옛날같으면 죄받는다. 라는 표현을 들으면 아유 죄받는다가 아니라 벌받는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라는 (보통은 그런 말하는 사람이) 들어줄 리도 없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요즘은 분명히 어감이 다르니 50년쯤 지나면 “‘죄받는다.’는 보다 중한 종교, 양심상의 형벌을 받으리라는 표현”으로 국어 사전에 등재되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뻘생각을 한다.
https://twitter.com/Dogtune/status/247607170110193664
오늘 사단을 내리라가 아니라 사달을 낸다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보고 갑자기 저 생각이 났었드랬다. 언젠가는 사전도 사단을 낸다로 바뀌겠지. 자장면이 짜장면으로 복권한 것처럼.
마감 전날이니 역시나 블로그에 적을 게 많아진다. (갑님이 보고 계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