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버전의 오토캐드 맥버전을 다운받아서 테스트 해보았다. 늘 하는 “되나?”의 대답은 역시나 “되는군.” 일단, 된다. 그냥 윈도에서처럼 잘 된다. 일부러 예전 화일 중에 무거운 놈 골라 열어봤는데 잘 된다.
그리고 맥오에스텐의 손가락질도 된다. 트랙패드를 사용하면 팬과 줌인 줌아웃을 시스템에서와 같이 사용할 수가 있다. 이것은 ‘된다’의 수준. 좀더 발전되면 좋겠다만, 일단 임요환처럼 다닥다닥 ‘캐드질’해주는 야밤의 설계 사무실의 선수들의 스킬을 기대하려면 여전히 마우스가 필요하다.
또다른 하나. 윈도용에서 필요없던 기능은 역시나 맥용에서도 필요없기는 마찬가지. 도대체 오토캐드가 지향하는 바가 뭔지 알 수가 없다는 게 실은 문제인듯. 실은 오토데스크가 렌더링할 맥스도 팔고 에니메이션 및 넙스 모델링할 마야도 팔고 BIM에 패러매트릭하는 레빗도 팔고 있는데 도대체 오토캐드에 애당초 3D 기능이 들어간 것부터가 별로 이해가 안된다. 3D 모델링에선 라이노한테 밀리고 (오토캐드의 인터페이스를 따르는 녀석이라구!) 저가의 쉬운 모델링이라는 쪽에선 스케치업한테도 밀린다. (어설픈 스케치업 따라잡기 기능도 언젠가 오토캐드에 추가되었었다.) 오토데스크가 건축분야에서 잘 하고 있는 건 거대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한 레빗뿐이지 않은가 싶다. 맥스? 그게 어디 오토데스크가 만든건가. 렌더러도 어차피 다들 V-Ray 쓰지 않나.
10분 써보고 여러가지 교훈:
1. 쓸 데없는 건 내다 버려라.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
오토캐드는 해마다 새로운 기능을 덕지 덕지 붙여왔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뭐가 새로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필요도 모르겠고, 기존의 기능에 혼돈만 느낄 뿐이다. 그래서 새로 시작된 맥용 오토캐드는 과거가 아닌 역사가 담아서 정갈하다.
2.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요즘의 소프트웨어들, 특히 그래픽 관련된 것들은 성능은 누가 봐도 비슷 비슷하다. 프로그래머 / 엔지니어들에겐 기술의 진보를 느낄 수 있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아키캐드나 벡터웍스나 혹은 마야나 시네마4D나 그 안에서 무슨 엔진을 돌리고 있는지 알 게 뭐람. 스케치업의 성공은 언제나 중요한 교훈. –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는 스케치업으로 조진 자동차 공장 프로젝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