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제

술자리에서 와이파이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다들 와이파이 와이파이 하는데 뜻은 아무도 몰랐다. 의문을 제기한 형은 뜻 모르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이야기했었다. 거기서 또 안다고 나서면 뭐가 맨날 아는 척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와이어리스 피델리티라는 것과 뭔가 모르게 하이파이랑 연관있다는 것만 알지 정확히 왜 그렇게 이름지었는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넘어갔다. 그게 대단한 잘난 척꺼리도 아니지만 뭔가 술자리라는게 또 그렇다. 어쨌든 평소에 그런 새로운 용어가 나오거나 약어로 만들어진 것들은 꼭 찾아보곤 한다. 말의 뜻에 집착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알고는 있는게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은근 그 형과 인생에 있어 비슷한 불쾌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기뻤다랄까. 불쾌 공동체 정말.

물론 인생 그리 철저히 살지는 못해서, 대충 찍을 수 있는 녀석들은 그냥 넘기곤 하는데, 삼우제 역시 그랬다. 난 “삼오제”로 알고 있었고, 혹시 이것이 돌아가신뒤 오일쨰, 출상하고 삼일쨰라는 숫자에 집착하게 되는 미신적 습성으로 만들어진 이름 정도로 치고 그러려니 했다. 마침 사촌 동생들과 모인 자리에서 내가 물었다. 삼오제 뜻이 뭐냐. 했더니 다들 삼우제 아니냐고. 재환이는 게다가 삼오제인지 삼우제인지 몰라 문자를 보내기 전에 네이버 뒤져봤다고. 아 그러냐. 하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삼우제였더라. 게다가 날짜랑 상관없다고.

신기한 건 나 역시 어디서 ‘삼오제’란 말을 들은 것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잘못 알고 있었다라는 것. 삼오제의 설명은 쉽고, 삼우제의 설명은 어려워서인걸까. ‘ㅏㅜ’로 발음하는 것보다 ‘ㅏㅗ’로 발음하는 것이 더 쉬워서일까. 왜 타블로 학력이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을까.

덕택에 이틀인가 삼우제로 제대로 알고 있던 동생은 나한테 속아서 삼오제로 잘못알고 있었다. 감자탕이 감자뼈라는 등뼈 부위의 이름이라는 헛소문도 나땜에 믿고 있었다.

아니 그렇다고 무식한 상놈이라고까지 할 건 없잖아. 심지어는 사모한다고 사모제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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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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