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적인 사투리를 대중앞에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만큼 천박한 것이 없다. 자신만의 전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직업군의 자부심을 드러내려는 경우에도 측은하고, 그 용어를 다 소화하지 못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도 불쌍하다. 직업적인 사투리를 다른 분야와 비벼 “멀티디서플린”하게 우아떠는 꼬락서니는 더욱더 저렴해 보인다.
이쪽도 별 볼 일 없고 저쪽은 쿨해보이니, 만만한 건 저쪽 사람 잘 모르고 이쪽 사람 잘 모르는 중간 어디쯤 섞어서 우아를 떨어주는 것. 자세히 따지고 들면, “그건 내 분야가 아니고” 혹은 “내 분야에서 필요한 부분을 이용하는 것일뿐”이라는 ‘실용주의 드립’을 쳐준다. 거기에 “나름의 해석”이란 걸 더하는 식으로 비비고 넘어가는데 그 마음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류의 개드립과 그닥 다를 바가 없다. 대표적인 예가 대학시절 기타 좀 쳐봤다.로 시작해서 아 요즘엔 제대로 된 밴드가 없어.로 마치며 한 소절 더하면 노래방에서 뭐 롸킹한 노래라도 해주시기. 정도.
쓰고 보니 내 얘기인가 싶은데 이거.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