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마켓 가는 길에 만난 마리타임호텔 (Google map)
주어진 상황이 뭐건 간에, 일단 유지하면 최소한 절반은 간다. 역사적인 배경 ((한때 국립 해양 조합 본부였다는))이란 게 오히려 이 항해풍 요소를 더 유치하게 만들어주지만서도, 어쨌든 역사와 기억은 2004년의 새로운 디자인에 전해질 수 있었다. 이러한 요소를 지켜준 디자이너가 기특하다. 뭐 별로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어보이긴 하지만. ((사실 패널 뒤에도배구멍같은 창문으로 되어있으니)) 그러나 디자이너가 나름 디자인 언어를 지키려고 나름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동그라미를 쓰는 것만으로 디자인의 연속성을 담보하는가는 의문이다. 표피상의 요소를 가져와서 새로운 재료와 유행풍 방식으로 장식하는 건 미래의 또 다른 유행지난 건물을 만들 뿐이다. – 사실 벌써 유행지난 느낌이셔.
그럼 어쩌라고. 선박창문 혹은 항해풍 뭐던 간에 그게 디자인의 핵심이 아니라면 뭔가. 나는 원래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그 입면의 평평함과 공평함이라고 생각한다. 저 동그라미 창을 네모나 삼각형으로 바꿔도 기존 디자인에서 큰 변함이 없다면, 동그라미 자체는 중요한 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분을 지키고 몸톰을 바꾼 것이라는 이야기다. – 물론 나는 부분과 전체는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내가 디자인한다면, 똑같은 걸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쉽고, 무엇보다 유행을 타는게 더 많은 소비를 낳으니 얼른 짓고 얼른 부수는 게 이득이라. 유행을 좀 잘 타야하는데, 유행을 잘 모르겠다.
2 responses to “마리타임 호텔”
창문장난 2 인가요
그러고보니 맨날 창문 이야기로군. 밖에서만 보고 돌아다니니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