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한판 또 쳐냈다. 그래도 뭐 할 일이 뭐이리 많냐.

결국 부끄럽게도 두개의 석사 학위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건축학 석사이시자 건축/어반디자인 석사셔. 쪽팔립니다 네. 뭐라도 좀 짓고 싶어요. 운좋게도 졸업식에서 상을 두개 받았다. 하나는 루씰 스마이저 로웬피쉬 메모리얼 프라이즈 ((이름은 역시 길어야 폼이 난다능 Lucille Smyser Lowenfish Memorial Prizes)) 라고 마지막 스튜디오 작품에 주어진다. 물론 브래드, 조쉬, 츄락과 함께 받았다. 다른 하나는 개인 부문, 차석상 ((Honor Award for Excellence in Design))으로 학교 다니는 동안 가장 디자인 잘 하는 애라는 상 ((이라 쓰고 선생님들한테 얼마나 알량댔냐를 측정하는 상이라고 읽습니다))이다. 솔까말 두번째꺼는 이름 불릴 때 좀 놀래서 재수없는 연말 연애인 시상식같은 표정이 나왔더랬다.

상받은 것 보다 실은 같이 상을 받은 친구들이 모두 이전 혹은 이번에 내 팀이었다는 거. 일년 잘 보냈다는 소리. 항상 그렇지만 내가 일등하는 것보다 일등하는데 껴있는 것이 인생의 목표. 가는 곳마다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참 다행. 인복이라면 타고났다.

물론 가장 큰 인복은 마누라지. 사실 졸업식에서 니자카 볼 면목이 없을까봐 무슨 여행 장학금이라도 하나 건져서 체면을 세울까 지원해뒀는데 그거 안되서 난감했었다. 알고보면 니자의 압박 덕에 유학도 결심했고, 혼자 생활하면서 게으른 천성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마누라의 가장에 대한 기대 덕이었다. 게다가 졸업했다고 꿈의 카메라 오두막까지 안겨주니 이만한 마누라가 어디있나. 그리고 가장 큰 선물은 역시 마누라가 와서 밥해주고 같이 놀아준 것. 마누라가 해주는 밥이 역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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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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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thoughts on “졸업”

  1. 축하합니다, 자코님.

    자코님을 안 지는 오래 되었지만, 비교적 최근에야 자코님이 얼마나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저는 지금 살고 있는 도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요. 어떻게든 이 도시를 떠나고 싶지요. (다행히 아내도 비슷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아마 본인인 저보다도 자코님이 더 잘 아시겠지요. 도시를 훨씬 잘 이해하고 계실 테니까요.

    자코님에게 큰 기대 걸고 있습니다. 이 도시를 훨씬 멋진 곳으로 바꿔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코님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믿습니다.

    다시 한 번 멋진 성과를 축하드려요. 말씀하신대로 졸업은 이제 그만하시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세요. 좋은 바람이 뒤에서 밀어주기를, 좋은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진심으로 바랄께요.

    이나무 드림

    추신: 쑥스러워서 메일로 쓸까 고민하다가 ‘에이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그냥 댓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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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유. 뭔가 길게 답사라도 해야할 듯 합니다. 나무님을 비롯한 많은 어두우신 분들이 뻘길로 인도해주신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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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슨 상을 그리도 많이 받으셨습니다. 자랑스럽스니다. 선배님!
    입국했는데 언제나 뵐 수 있을련지….

    왜 이리 바쁜지 오늘 드디어 학생증 만들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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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ㅎㅎ 수고하셨구요, 대단!! 해요! 선배님. 가뜩이나 높아 보였는데 이젠 다른 세계 사람…

    점점 엄친아가 되어 가시네요.

    앞으로 선배님의 솔직한 활약 기대하겠습니당~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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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우 얼마전에 니 생각이 날 일이 뭔가 있었는데, 뭔지 까먹었다능. 하여간 고마우이. 그나저나 이제 슬슬 준비해야할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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