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불이 났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태조때 만들어서 600년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뉴스로 알았으니, 나한테 드는 생각이라곤 오래된 건축물이 불이 났으니 안타깝다는 생각과 문화재청에 근무하는 동기 – 아직 육아 휴가 중인가? – 가 빡셔질 거라는 것 정도. 말그대로 강건너 불구경.
국화꽃을 두고 눈물흘리는 사람들을 뉴스로 보고나니 이제서야 ‘아,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렇게 건축물에, 유물에, 국보에, 문화에 애정이 각별했구나.’ 라든가 ‘600년된 건물이 있으려면 일단 10년 20년된 건물이나 있어야할 것 아냐’하며 빈정대기 이전에 어쨌거나 사물 – 사건 – 사고로 이어지는 전과정이 어쨌거나 국보급 임팩트가 아닌가.
아무 생각없다가도 어 불났네. 어 남대문이네. 까지 지켜보다가도 감정이 충분히 격양될만한 5시간을 지나 기와가 무너져내리는 장면의 임팩트가 온 나라의 감정을 움직일만한 전개를 보였다. 처음 불났데요. 할때 사람들 마음속의 남대문은 남대문 시장의 남대문이었는데, 기와가 무너져내릴 때쯤엔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으로 변했던 것이고, 그 다음날 아침 – 안그래도 연휴끝나고 출근했는데 말야 – 한마디씩 아니할 수가 없었겠지요.
각 부처는 핑계대기 바빠욤. 사람들은 언제는 국보에 관심있었나욤. 조선사람들은 맨날 이런 일 있을때만 그런다니깐. 등등. 에서부터 나름의 교훈을 찾기 시작해서, 각자 나름의 사정대로 정리를 시작. 노무현 죽일놈, 명박텄어, 우리의 문화유산에 관심이 없어, 아 튼놈은 빨랑 걷어버려야지 안그러면 초가삼간 다 태운다구. 등등 인생의 키워드를 도출해내고 급기야 온 국민에게 남대문 효과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임팩트 오지라핑 자가 교훈법이란 것이 (나에게는) 숭례문 전소보다도 더 신기한 일이다.
ps. 도대체 복원할 때 외국산 나무를 쓰는게 왜 문제야. 오사카성도 대만제 소나무로 고쳐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