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병원에서 라는 제목으로 벌써 세번째 글을 쓰니 몇일째 병원에 있는 것 같지만 -_-;; 전혀 그렇지 않고 이틀 왔다갔다 했다. 엄마가 저번에 수술하고 나서 ‘검사’를 위해 다시 온 것이다.

병원 2층에 내시경 검사하는데가 있다. 3시경, 엄마를 들여보냈고 5시에 학교에 약속(양복을 입고가야하는 류의 약속이다)이 있었다. 검사만 하는 것이니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해서 학교에 전화를 해두었다. 약속 장소는 양평이고 학교에 모여서 내가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 좀 늦을지 모르니 기다리고 있어. 응.
검사하는 동안 집에 다녀왔다. 시간이 촉박할 듯 해서 미리 양복갈아입고 검사끝나면 바로 엄마 집에 모셔다 드리고 출발하기 위함이었다. 병원으로 돌아오니 엄마가 없었다. 간호원 언니한테 물어보니 검사마치고 화장실가셨다고. 그런데 간호원 언니가 난데없이 입원 수속을 밟으란다. 네? 왜요? 의사 선생님이 설명해주실텐데 아까 자리에 안계셔서 설명을 못드렸어요. 일단 검사 비용하고 입원절차를 밟아주세요. 5시에 선생님 내려오실 겁니다. 내시경 찍으러 왔는데 입원이라니. 뭐야. 뭐야 뭐야.

2층에서 달려내려왔다. 병원안은 더웠다. 사실 내가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다 양복위아래 맞춰입고 있으니 땀도 났다. 원무과에 가서 줄을 섰다. 보지도 않고 저기있는 서류 써오란다. 무슨 2명의 보증인 사인이 필요하단다. 그냥 일단 가능한 것만 써서 줄을 다시 섰다.

왜 입원일까. 왜 입원일까.

‘병실이 없습니다.’ 장나내나. ‘행정’이란게 그렇지 뭐. 발끈하던거 애써 참았다. 그럼 전화를 해서 물어봐주시면 안될까요. 입원하라고 해서 왔는데. ‘어디로 전화하죠?’ 야이 미친새끼야. 꾹 참았다. -_- 그럼 제가 올라갔다 와보지요. 2층으로 다시 올라갔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병원. 꽤 크다.
‘병실없다는데 어떻게 해요.’ ‘선생님한테 전화해볼께요.’ … 뭔가 적어줬다. 병실번호가 적혀져 있었다. ‘병실없는데 선생님이 잘 찾아주셨네요.’ 원무과로 내려왔다. “서류는 잘 작성하셨네요..” 그래 참잘했어요라고 칭찬해줘서 고마워 씨발. “아. 선생님께서 병실없는데 잘 찾아주셨네요.. ” 뭐 나보고 감사해달라는거야. 이 미친 새끼들이 진짜.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오늘 못갈 것 같아. 미안해. 괜찮아. 기차타고 가지 뭐. 씨발. 친구야 졸라 고맙다.
5시 5분. 앞에서 쓴 글에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알게된 것은 바로 이때다. 엄마를 병실에 보내고 4시 55분에 엘레베이터로 와서 2층의 내시경 검사실로 돌아오는데 10분이 걸렸다. 뭔가 교수라는 의사 선생님을 겨우 만났다. (교수는 특진료를 더 받는다.) 젊은 언니였는데 –– 친절하게도 A4용지에 장그림 그려가며 내시경사진 출력해온거랑 보여주면서 찬찬히 설명을 해준다. … 결론은. 저번에 수술한거 한번더 지졌는데 출혈이 있으니 병원에서 하루 쉬는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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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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